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법 난항
저장시설 용량 놓고 여야 대치
이번 21대 국회서 처리 못하면
2030년 한빛원전부터 셧다운
저장시설 용량 놓고 여야 대치
이번 21대 국회서 처리 못하면
2030년 한빛원전부터 셧다운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11월 20일 11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 관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10차례의 소위에서는 여야가 처리를 놓고 대치 중이다.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는 원전 사용에 따른 불가피한 부산물이며, 우리나라는 1978년 가동 이후 1만8600t이 쌓여있는 상태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 습식 저장시설에 저장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수용한계가 임박했다. 한빛원전이 2030년, 고리 2032년, 월성 2037년 경에 각각 포함시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 각각 대표발의한 3건의 특별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다. 3건의 법안 모두 이미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운영하기 위해 영구 처분시설 등 고준위방폐물 관리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저장시설의 용량을 놓고 여야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을 '계속운전을 포함한 운영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 또는 운영허가를 받은 기간 동안 연료로 사용되는 예측량'으로 정의했다. 이는 향후 원전 정책이 지속돼 원전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반면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원전의 '설계 수명'기간 내 발생량에 한정했다. 원전의 설계 수명기간 동안 발생되는 사용후핵연료량 이상으로 저장시설 용량도 늘릴 수 없다.
'탈원전'을 주장한 문재인 정부와 '탈원전 폐기'를 주장한 윤석열 정부가 고준위 특별법을 놓고 대리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설계수명 기간 내 발생량'으로 한정한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의 설계수명이라는 것 자체가 노후화에 따른 수명 한계가 아니라, 최초 운영 허가 시 전력사업자의 사업독점을 막기 위한 운영허가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용후 핵연료 임시 저장고의 포화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모두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칫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경우 2030년 임시저장 한계를 맞는 한빛원전부터 원전 가동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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