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악질 범죄”라며 전세사기 문제를 언급하면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예시를 든 ‘671세대 전세사기’는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수원 전세사기’를 지칭한다. 그는 지난 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45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특경가법 개정안 등 약자 보호 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국회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은 특히 약자보호 법안의 시급성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얼마 전 또다시 671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전세사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3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 사건 임대인인 정모 씨 부부와 그의 아들의 자산 및 임대차 계약 규모 등에 관한 조사를 상당량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자료를 구체화한 후 2차 피의자 소환조사를 예정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정확한 재산상황을 확인하고 그동안 이루어진 전세거래, 자금 흐름 등을 저인망식으로 훑었다. 경찰 안팎에선 정씨 일가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정씨 일가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곧바로 1차 소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1차 조사는 일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수준이었다.
정씨 일가에 대한 고소장은 속속 쌓이고 있다. 이달 초 최초 고소장이 접수된 후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정씨 일가를 사기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은 300여건 이상이 접수됐다. 고소장에 따른 피해액수는 478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소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정씨 일가와 각각 1억원대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씨 부부는 부동산 임대업 관련 법인 등 총 18개의 법인을 세워 대규모로 임대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정씨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해당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세입자들에 따르면 정씨 일가가 소유한 건물은 51개이며, 피해가 예상되는 주택은 671가구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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