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원자재값·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쌍용건설과 하도급 업체가 KT를 상대로 공사비 초과분을 달라며 시위에 나섰다.
10월 31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직원과 협력업체 30여명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현장에서 KT에 물가인상분이 반영된 공사비를 요구하는 유치권 행사에 돌입하며 집회를 열었다. 쌍용건설은 하도급 업체와 함께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KT측이 들어주지 않아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까지 쌍용건설은 KT측에 수차례 공문을 통해 물가 인상분을 반영한 공사비 171억원(부가가치세 포함) 증액 요청을 호소했다. 하지만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약’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쌍용의 주장이다.
쌍용건설은 도급계약 체결 이후 코로나19 사태, 전쟁 등으로 인해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른 자재 반입 지연·노조파업·철근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추가적인 악조건들로 인해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71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대기업 발주처라는 지위를 이용해 물가상승 및 환율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이 불가하다는 ‘부당특약조건’을 고집하며 공사비 인상을 거부해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토교통부 지침과 건설산업기본법 등을 근거로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라 조정금액을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 30일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1차 시위 이후에도 발주처가 협상 의사가 없을 경우 광화문 KT사옥에서 2차 시위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위치한 ‘KT신사옥’은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2020년 당시 KT에서 입찰 초청을 받아 7개 건설사와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쌍용건설이 최종 공사비 967원으로 단독 수주했다. 약 3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올해 4월 준공됐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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