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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셔야죠” “줄일 건 임기”..신사협정 무색한 尹대통령 향한 비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31 20:41

수정 2023.10.31 20:41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 나서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 나서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장이 지난해와 달라졌다. 야당 의원석은 꽉 찼고, 피켓은 사라졌다. 시정연설 전 여야가 맺은 ‘신사협정’ 덕분이다. 윤 대통령도 만족스러운 듯 연설을 마치고 야당 의원석 쪽으로 먼저 향해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야권의 윤 대통령을 향한 비난은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정연설 전 국회 본청에 들어서는 윤 대통령 앞에서 의원 전원이 나서 침묵 피켓 시위를 했다. ‘국민을 두려워하라’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 기조 전환’ ‘민생 경제 우선’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님 민생 예산 복구하세요”라며 침묵을 깨기도 했다.

본회의장 밖 침묵시위가 신사협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여야 의견이 갈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합의 당시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지만,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침묵시위는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명백히 비난을 한 사례도 있다. 연설 후 윤 대통령에게서 악수 요청을 받은 야권 의원들은 대부분 별다른 말없이 손을 잡았다. 하지만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 김 의원 스스로 밝힌 바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제 그만두셔야죠’ 시정연설 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다”며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만두길 권한다”고 했다.

시정연설 내내 본회의장에서 유일하게 피켓을 들어 보인 의원도 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다. 연단 앞 두 번째 줄 가장자리, 윤 대통령 바로 앞에 자리한 강 의원은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진보당은 피켓 시위와 관련해 “국민의 경고에도 민생 파괴, 민주주의 파괴, 굴욕외교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에게 남은 건 심판밖에 없다”고 했다.

시정연설 후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위원장에게서 민감한 지적을 받았다.

교육위원장인 김철민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행정안전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이태원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한 것을 지적하고 이태원참사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직접 정리해 달라 요청했다.
국토교통위원장인 김민기 의원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보유 토지가 있는 위치로 종점이 변경돼 논란이 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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