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부채는 443조원 수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기한이 도래한 빚 약 52조원을 갚지 못한 상태라고 1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가 밝혔다. 헝다 부실 사건은 한 때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불렸다.
매체에 따르면 헝다는 올해 9월 말 기준, 상환 기한이 됐지만 갚지 못한 부채가 총 2808억3000만위안(약 52조1000억원)이고, 기한을 넘긴 어음은 약 260억8400만위안(약 38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헝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2조3900억위안(443조원) 수준에 이른다.
2021년 말 첫 번째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또 다른 ‘부동산 공룡’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함께 중국 부동산 부채 위기의 대명사로 통해왔다.
헝다는 지난 3월 기존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및 주식 연계 상품으로 맞바꾸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고 채권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 돌파를 위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 부채 만기가 속속 찾아오면서 헝다가 연루된 송사도 적지 않은 상태다.
헝다는 전날 발표에서 소송액 3000만위안(약 55억원) 이상으로 진행 중인 소송이 모두 1961건이며, 총액은 4534억1700만위안(약 84조1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자 중 한 곳인 ‘톱 샤인 글로벌’이 올해 6월 홍콩 법원에 낸 헝다 청산 신청은 당초 지난달 30일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다가 12월 4일로 연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의 각종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상태다.
중국 부동산 조사업체 CRIC에 따르면 올해 10월 중국 100대 부동산업체의 매출액은 4066억9000만위안(약 75조40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CRIC는 “다수의 도시에서 규제성 정책이 이미 대부분 풀려 9월에는 정책 시행 빈도가 일부 줄어들었고, 10월엔 시장 심리가 다시 위축됐다”며 “현재 정책 효과의 지속성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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