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銀 독과점' 발언 다음날
이복현 "수신경쟁으로 금리 추가 상승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부담 커지면 안 돼"
이복현 "수신경쟁으로 금리 추가 상승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부담 커지면 안 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고금리 예금 재유치, 외형 확대 등을 위한 금융권의 수신경쟁 심화가 대출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 전반의 수신금리 추이 및 자금흐름 동향과 자산 증가율 등 과당경쟁 관련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금융권이 고금리 특판경쟁을 벌이면서 취급했던 100조원 이상의 예적금 만기가 올해 4·4분기 도래하는 가운데 금융권이 재차 수신경쟁을 벌이면서 대출금리를 상승을 견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우리나라 은행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에 비해 부도율이 더 낮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이런 자세로 영업해서는 안 되며 (은행) 체질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마치 은행의 종 노릇을 하는 것 같다"라는 소상공인의 발언을 전한 데 이어 은행권을 콕 집은 발언이다.
이날 이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와 자금시장 모니터링도 강조했다. 그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의 원리금 부담 증가가 향후 우리경제의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지난 9월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대책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아울러 금감원은 권역별 예수금·환급금 동향에 대한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급격한 자금 이탈에 대비해 컨틴전시플랜을 다시 점검하는 등 연말 유동성 상황에 각별히 유의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연말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친 만큼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원장은 "1년간 시장과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상당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연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비상체제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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