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韓 구독자 대상 계정 공유 단속 고지
한집 밖 사람과 계정 공유 시 1인당 5000원 내야
1달 이상 가족과 따로 살면 가족과도 한 계정 이용X
넷플릭스는 2일 자사 블로그에서 '다른 가구와의 계정 공유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메일을 한국 구독자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메일은 집 밖의 누군가와 계정을 공유할 때 사용할 유료 기능 '추가 회원'을 안내하고 있다.
추가 회원은 계정 소유자와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이 해당 계정을 이용하는 일종의 하위 계정이다. 계정 소유자는 추가 회원 자리 추가 시 매달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개당 월 5000원이다.
추가 회원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이다. 각각 최대 1개, 2개까지 살 수 있다.
◆"친구랑 같이 보려면 얼마를 내야 하는 거지?"…프리미엄 월 4250원→9000원
#1. 20대 대학생 A씨는 친구 3명과 함께 하나의 넷플릭스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었다. 월 1만7000원인 멤버십을 4명이서 4250원씩 나눠 '더 글로리', '마스크걸', '이두나!' 등을 4K 화질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겠다고 하니 A씨와 A씨 계정을 이용하던 친구들은 고민에 빠졌다. 4명이서 앞으로도 한 계정을 쓸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돈은 얼마를 내야 하는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4명 모두 따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원칙적으로 친구들은 A씨 계정을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A씨가 추가 회원을 구매하면 최대 2명까지 A씨 계정을 쓸 수 있다. 그렇더라도 A씨 계정을 이용했던 친구 3명 중 1명은 파티에서 빠져야 한다.
추가 회원 2개 모두 구매할 경우 매달 A씨가 내야 하는 구독료는 총 2만7000원이다. 기본 구독료 1만7000원에 5000원짜리 추가 회원을 2개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를 3명이 나누면 월 9000원이다.
그래도 1인 요금제인 베이식 멤버십(월 9500원)보다 500원 저렴하다. 하지만 기존에 냈던 4250원과 비교하면 2배 더 많아졌다.
◆"공유 계정을 쓰는지 어떻게 알지?"…IP 주소·와이파이 접속 여부 등으로 파악
그렇다면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넷플릭스가 어떻게 파악할까.
#2. 넷플릭스 프리미엄 멤버십에 가입한 30대 직장인 A씨는 한집에 같이 사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함께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한다. 아버지는 거실에 있는 TV를 통해 최근 다큐멘터리 '베컴'을 보고 있다. 어머니는 안방에 있는 TV로 예능 '데블스 플랜'을 보고 있다. A씨와 A씨의 동생은 각각 노트북, 태블릿PC로 드라마 '이두나!'를 보고 있다.
이 경우 넷플릭스가 인정하는 계정 무료 공유가 가능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용약관대로 한집에 사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회원이 가입 시 동의한 넷플릭스 개인정보 취급 방침에 따라 IP 주소, 디바이스 ID, 계정 활동 등의 정보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즉 A씨 가족은 집에서 인터넷선, 공유기 등으로 같은 유·무선 인터넷을 쓰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A씨 가족들이 쓰는 기기들을 한집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기기로 인지한다.
단 집에 공유기가 두 대 이상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 TV에 연결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 연결된 인터넷이 다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 경우 특정 기기에 계정 인증 메시지가 표시될 수 있다며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3. 프리미엄 멤버십에 가입한 20대 대학생 B씨는 본가가 부산이고 대학교는 서울에 있다. 서울 기숙사에 살고 있는 B씨는 부모님이 계신 본가를 방학 때만 찾는다. B씨는 요즘 OTT 콘텐츠들이 재밌다며 올해 초 부모님께 넷플릭스를 소개했었다. 이에 부모님도 B씨 계정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 조치를 발표하면서 B씨는 부모님이 자신의 계정을 계속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이 경우 넷플릭스는 B씨와 B씨 부모님이 같이 살지 않는 걸로 파악해 계정 공유를 제한할 수 있다. B씨 부모가 B씨 계정으로 넷플릭스를 계속 이용하려면 B씨가 추가 회원을 구매하거나 B씨 부모가 별도로 새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B씨와 B씨 부모가 3~4개월 정도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IP 주소, 디바이스 ID, 계정 활동 등으로 주기적으로 계정 공유에 대한 약관 위반 여부를 단속한다. 이미 계정 공유 단속을 시행했던 해외 지역 매체(CNBC, 더 버지 등) 보도를 종합하면 통상적으로 1달에 한 번씩 확인하는 걸로 알려졌다.
이들 매체는 넷플릭스 고객센터 안내사항을 근거로 들었다. 넷플릭스는 계정 소유주가 설정한 '이용 가구'(가입자가 설정한 넷플릭스 시청 주요 위치)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넷플릭스 앱 또는 웹 사이트에 최소 31일에 한번씩 콘텐츠를 시청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는 해당 문구가 삭제돼 단속 확인 방법이나 주기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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