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2회 연속 금리 동결에 금리차 2%p 유지
반도체 경기 부진 완화 등 수출 회복 더해져 환율↓
고금리 장기화에 美 경제 강해 '강달러 지속' 전망
반도체 경기 부진 완화 등 수출 회복 더해져 환율↓
고금리 장기화에 美 경제 강해 '강달러 지속' 전망
[파이낸셜뉴스]미국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5.25~5.50%로 2회 연속 동결한 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원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데다 우리나라 수출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와 같은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정책기조가 확인된 만큼 달러화 강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2.9원에 마감해 전일종가(1357.3원)에 비해 14.4원 내렸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8.8원 내린 1348.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후 장중 1340.6원까지 내렸다. 종가 기준 지난 10월 12일(1338.5원) 이후 약 3주 만에 가장 낮았고, 장중 저가 기준으로도 10월 12일(1337.5원)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FOMC 결과 시장에서 '추가 금리인상은 없다'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환율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68.9%에서 회의 후 77.6%로 급등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시장이 FOMC 결과를 보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환율 변동폭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1% 늘어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자동차가 역대 10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선박(101%)과 디스플레이(15%) 수출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이 상승 전환했다. 수출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줄면서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경기가 개선되면 그만큼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화가 많아져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실제 이날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4·4분기 수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4~5% 증가해 수출이 약 1650억 달러(약 221조76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400원을 상회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며 "미 연준의 세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을 예상할 수 없었던 때와 다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가 정점이라고 보고 있고, 다만 얼마나 오랫동안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350원대에서 대기업의 네고물량 많고 당국의 속도조절에 상단이 막혔다"라며 대기업 네고물량, 당국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큰 폭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자체가 확인된 만큼 '달러화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FOMC 회의에서 최근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여건 긴축이 고려 요인으로 제시되면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긴축기조 유지 필요성을 일관되게 피력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의 미국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진 것은 맞지만, 연준에서 상당 기간 긴축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4시 기준 106.38로 전일대비 0.50%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00이상이면 달러화 가치가 6개 통화에 비해 높다는 의미인데 반년 전인 지난 7월 99선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 9월말 106선에 진입한 후 한 달 넘게 106선에서 머물고 있다.
백 연구원은 "FOMC 결과가 나온 날에는 필요 이상으로 움직임이 증폭되는 경향이 있어 다음 날에는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는 변화가 없고, 미국이 유럽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경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중동정세 등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연내 138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많이 내려도 1320~1330원대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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