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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우크라이나에 지친 세계 경제... 이-하마스 전쟁 충격 흡수 못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2 15:09

수정 2023.11.02 15:09

1일(현지시간)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에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들이 이집트 구급차에 실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에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들이 이집트 구급차에 실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침공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늘리면서 전쟁이 다른 중동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이미 취약해진 세계경제가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확산은 세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끼게 하고 있으며 성장을 위협하고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겪으면서 지쳤던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한숨을 돌리려 할 때 발생했다. 물가도 둔화되고 있고 불안했던 유가도 안정되고 우려됐던 침체를 모면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 인데르미트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의 전쟁이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에 미칠 파급효과를 언급하면서 “동시에 두개 에너지 쇼크가 발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개도국 가계와 기업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식량 생산비를 끌어올려 식량 불안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

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높은 부채와 민간 기업 투자 감소, 또 최근 50년 중 가장 부진한 교역에다가 고금리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고 있는 등 '가장 취약한 시기'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확산이 억제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리플 효과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은 중동 산유국들이 거의 독점했던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석유 파동 당시 금수로 타격을 입었던 미국이 이제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으며 대체와 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 비록 현재 매우 불안하고 변동성이 높지만 석유파동이 발생했던 1970년대와는 달리 이번 사태 당사국들이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소장 제이슨 보르도프는 "미국과 유럽, 이란, 기타 걸프만 국가들 모두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확산되는 것은 아무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실수나 오판, 소통 부재 등으로 인해 의도와 상관없이 전쟁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원유 공급량이 뚜렷하게 감소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재촉할 수 있다.

EY-파르세논의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번 중동 전쟁 확산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현재의 85달러에서 150달러로 치솟는 것으로 가벼운 침체와 주가 폭락, 그리고 세계 경제에 2조달러(약 2683조원)가 넘는 손실을 가져오는 시나리오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지상전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인명 피해가 늘자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중남미 국가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지난 10월 31일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으며 칠레와 콜롬비아는 면담을 이유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볼리비아가 테러리즘과 이란 아야툴라 정권에 굴복해 외교관계 단절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요르단도 가자지구 전쟁에 반발해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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