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공주 되나…말레이 왕비 "양녀 삼고싶다"

'늑대인간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미스클리엔./하리안메트로

[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 왕비가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두 살배기 여자 아이를 양녀로 삼고 싶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툰쿠아지자 왕비는 지난 9월 10일 압둘라 국왕과 함께 동부 사바주와 사라왁주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롤랜드, 테레사 부부의 딸 미스클리엔을 만났다.

미스클리엔의 부모가 툰쿠 아지자 말레이시아 왕비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미스클리엔은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이라 불리는 선천성 전신다모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신체 곳곳에 털이 자라나는 희소병이다. 이 병을 가진 미스클리엔은 얼굴 전체가 털로 덮였다.

특히 미스클리엔은 콧구멍도 없이 태어났다.

당시 이들을 격려했던 왕비는 한 달 뒤인 지난달 10일 롤랜드 부부에게 편지를 보냈다. 미스클리엔을 양녀로 삼고 싶다는 내용이 편지에 담겼다.

왕비는 "미스클리엔을 돌보고 기르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면서 "학비와 치료비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왼쪽)과 툰쿠 아지자 왕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스클리엔의 어머니인 테레사는 왕비의 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큰 영광"이라며 딸에게 "너는 정말 행운아야. 모든 일이 잘 될 거야"라고 말했다.

또 아버지인 롤랜드 역시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서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그날 짧은 만남이 미스클리엔을 양녀로 받아들일 만큼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리 가족은 미스클리엔의 외모와 상태 때문에 사회적 낙인을 경험했지만, 아이가 앞으로는 존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