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남산타워부터 북악산 다 보이는 전망대가 무료?...고객 시간잡기 사활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4 06:00

수정 2023.11.04 06:00


신라면세점은 서울 장충동 시내면세점 옥상을 공간 기획 기업 글로우 서울과 협업해 '카페 라 루프탑'으로 리모델링 했다.
신라면세점은 서울 장충동 시내면세점 옥상을 공간 기획 기업 글로우 서울과 협업해 '카페 라 루프탑'으로 리모델링 했다.

[파이낸셜뉴스] 면세 업계가 쇼핑 외에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단순 쇼핑 뿐만이 아니라 K-콘텐츠 자체를 소비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서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앤데믹을 맞았지만 고환율 상황에서 내국인의 소비가 크게 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찾아 쇼핑하는 등 패턴이 달라지면서 면세 업계도 변화를 통해 '반드시 찾고 싶은 명소'로서의 역할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커 귀환에도 매출은 아직...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방한이 재개됐지만 기대에 비해 실적 회복은 주춤한 상태다. 지난 8월, 6년 5개월만에 유커들이 한국을 찾았지만 이 매출이 당장 실적에 반영되긴 어려운 뿐더러, 그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도 크게 변화해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본 목적 외에 면세점을 관광을 위해 찾고 싶은 '핫플레이스'로 변모시키기 위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달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 'LDF HOUSE(엘디에프 하우스)'를 오픈했다.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명동 상권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관광 명소를 만드는 목적으로 서울세관의 지원과 명동 상인들과의 상생협약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LDF 하우스는 명동 메인 거리에 위치한 90평 규모의 3층 단독 건물에 쇼핑, 관광, 고객경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외관은 롯데면세점을 상징하는 레드 컬러와 열기구 디자인을 활용해 롯데면세점의 브랜드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 명동거리의 색다른 즐길거리가 되도록 외벽에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부는 실내 3개 층과 루프탑으로 이뤄졌다.

1층은 팝업스토어와 롯데면세점 모델이 스티커사진 프레임에 등장하는 스타포토부스 등으로 운영된다. 팝업스토어는 한 달 간격으로 변경되며 오는 15일까지는 롯데면세점 모델을 테마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앞서 NCT DREAM의 롯데면세점 광고촬영장을 재현했으며, 가수 이준호를 테마로 공간을 구성해 글로벌 팬심을 잡을 예정이다. 이후 16일부터는 할리우드 메이크업 브랜드 '시미헤이즈 뷰티' 팝업스토어, 12월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잔망루피 팝업스토어가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와 이벤트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더불어 롯데면세점의 상품소싱 역량 및 브랜드 협업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채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K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루프탑 카페서 서울을 한 눈에

신라면세점은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쇼핑부터 예술까지 다양한 재미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서울 장충동 시내면세점 건물 옥상을 지하 1층 '카페 라(Cafe LA)'의 확장된 공간 '카페 라 루프탑'으로 꾸몄다. 루프탑 카페에서는 서울의 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데 익선동 인기 카페 '청수당'으로 유명한 공간 기획 기업 '글로우 서울'과 협업해 론칭한 공간이다.

탁 트인 남산뷰와 서울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떠오르는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서울점 지하 1층 카페에서 유행화장전을 개최했으며, 7월에는 프라이빗 갤러리 행사인 '신라아뜰리에' 프로그램을 통해 VIP 고객 전용 휴게공간인 서울점 프레스티지 라운지에서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자체 제작 캐릭터를 통해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지난 1일 공개한 폴과 바니(Paul&Bani)라는 캐릭터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패션에 일가견 있는 바니가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와 콜라보레이션 해 활동을 시작했다. 오프화이트와 콜라보한 '바니 리미티드 상품'은 오는 1일부터 30일까지 신세계면세점 본점 10층 아이코닉존의 팝업 스토어를 통해 선보인다. 팝업 매장에서는 오프화이트와의 콜라보 상품을 입은 대형 바니와 함께 사진 찍을 수 있는 바니 포토 스폿이 운영되며, 브랜드 협업 스토리를 담은 영상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달 내에 폴과 바니의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공개한다. 신세계면세점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고 폴앤바니 스페셜 에디션 이모티콘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처럼 쇼핑을 위해 잠시 들르는 공간으로서의 면세점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고객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면세점을 반드시 찾고 싶은 명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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