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반정모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남편 A씨(66)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와 아내 B씨는 오랜 기간 투병하던 딸을 돌보며 경제적 어려움과 부부 관계 갈등을 겪어오다가 딸이 사망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혼했다. 그러나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재결합 뒤에도 다툼은 반복됐다. A씨는 흉기를 든 채 성관계를 요구했고 딸의 사망보험금 중 5000만원을 달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말리는 아들을 때리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 혼자 살게 됐다. 혼자 사는 남편을 외면하지 못한 B씨는 종종 남편이 사는 곳을 찾아가 반찬을 챙겨줬고 접근금지 명령 해제를 신청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또다시 이혼을 결심했다. B씨는 지난 6월 23일 A씨 집을 찾아가 "아들이 같이 살지 말라고 했으니 다시 이혼하자"라고 말했다가 결국 A씨에게 살해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이었다. A씨는 15분가량 B씨의 목을 조르고 팔과 팔꿈치로 가슴 부위를 세게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으며 지난 8월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 "아내로부터 '할 말이 있으니 일을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재결합을 기대했는데 이혼을 요구해 화가 났다"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의 인연을 맺어 온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의 수단과 방법, 동기,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A씨 측은 판결이 부당하다며 모두 항소장을 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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