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돈 더 내서라도 넷플 본다" vs "볼 거 없어! 바로 해지"

뉴시스

입력 2023.11.05 07:20

수정 2023.11.05 07:20

[넷플릭스 계정공유제한②] 넷플릭스 韓 계정 공유 유료화 대한 이용자 반응 엇갈려 "돈 더 내도 콘텐츠 가치 훌륭해" vs "유튜브 등 다른 경로로 시청"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대학생 박모(24)씨는 넷플릭스 공유 계정 파티 탈퇴를 이유로 최근 친구들과 다퉜다. 지난 1월 드라마 '더 글로리'에 빠져 넷플릭스 구독을 시작한 박씨는 친구들 3명과 프리미엄 멤버십 4인 파티를 맺어 월 4250원씩 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가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들과의 계정 공유 시 돈을 추가로 내라는 안내문을 보내면서 파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박씨는 앞으로도 '스위트홈 시즌2',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 등 재밌는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명이서라도 월 9000원씩 내자고 말했다. 이 중 한 친구는 "월 4250원 내는 것도 아까웠다.
유튜브 몰아보기나 누누티비처럼 인터넷에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을 찾겠다"고 했다.

나머지 한 친구도 최근 돈만 내고 콘텐츠를 본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며 파티를 떠났다. 결국 박씨는 새 파티원을 구하거나 졸지에 구독료 월 1만7000원을 모두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에도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 공유 계정 이용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그동안 콘텐츠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이용자들은 콘텐츠 시청 중단 또는 편법으로 새 시청 경로를 찾고 있었다.

반면 콘텐츠 만족도가 높았던 이용자들은 파티에서 분담한 이용료가 올라도 충분히 이용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유료화 조치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요즘 넷플 뭐봄? 볼 거 없음! 바로 탈퇴"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구독 해지 화면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구독 해지 화면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계정 공유 단속 및 유료화로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 4명이 월 4250원씩 분담해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3명이 월 9000원씩 부담해야 한다. 베이식(월 9500원, 720p 화질 지원)보다 500원 저렴하지만 공유 계정 이용자한테는 월 이용료가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국내 공유 계정 이용자 대부분의 반응은 이용 중단이었다. 혹시나 볼 콘텐츠가 있을지 싶어 매달 돈을 냈지만 사실상 이용료 인상에 부담을 느껴 넷플릭스를 떠나겠다는 의견이다.

구독 중개 플랫폼으로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하던 한모(27)씨는 "넷플릭스가 '요즘 넷플 뭐봄'이라고 광고하던데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며 "'더 글로리', '디피(D.P.) 시즌2' 이후로는 사실상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터라 이참에 중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유 계정 이용자 이모(26)씨도 "애초에 공유를 제한했으면 모를까 뭔가 혜택을 뺏긴 기분"이라며 "나중에 재밌는 게 나오면 유튜브로 몰아보면 되니 당분간은 이용을 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두나!', '베컴'에 신작도 우수수…돈 더 낼 가치 충분해"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로 돈을 더 내더라도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하겠다는 이용자도 있다. 영화관 입장료와 비교할 때 OTT가 여전히 저렴한 구독료로 수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니 만족한다는 이유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가입한 김모(27)씨는 두 OTT 구독료를 본인이 모두 부담하면서 가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 김씨는 "부모님, 동생 OTT 이용 시간까지 생각하면 수수료를 내더라도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다"며 매달 수수료를 추가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공유 계정 이용자 이모(27)씨는 "사실상 1인용 4K 요금제라고 생각하면 편하다"며 "계정도 따로 쓸 수 있는 거니 비밀번호 관리 등도 편리할 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 구독을 지속할 거지만 한편으로는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에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을 구독해 가족과 한 계정을 쓰는 직장인 최모(28)씨는 "멜론이나 다른 구독 서비스 앱들은 기능 제한이 있더라도 떨어져 사는 가족마저 공유를 금지하진 않는다"며 "나중에 OTT들이 구독료를 올리면 지금 구독하던 OTT 중 일부는 취소하거나 광고 요금제 가입으로 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공유 단속, VPN으로 우회하세요?"
[서울=뉴시스] 넷플릭스는 지난 2일 자사 블로그에서 '다른 가구와의 계정 공유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메일을 한국 구독자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메일은 집 밖의 누군가와 계정을 공유할 때 사용할 유료 기능 '추가 회원'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넷플릭스는 지난 2일 자사 블로그에서 '다른 가구와의 계정 공유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메일을 한국 구독자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메일은 집 밖의 누군가와 계정을 공유할 때 사용할 유료 기능 '추가 회원'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넷플릭스 콘텐츠를 꾸준히 보고 싶으면서도 돈을 추가로 내기 싫은 일부 이용자는 편법을 노리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가상사설망(VPN)으로 IP 주소를 우회해 계정 공유 단속을 막아보겠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VPN 접속 시 넷플릭스 홈페이지 접속 기록에 IP 기록도 변경된 걸 확인했었다며 VPN 경유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IP 주소, 디바이스 ID, 계정 활동 등 정보를 활용해 계정 공유 여부를 확인하니 VPN 접속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넷플릭스 약관을 위반하는 행위다.
넷플릭스는 VPN 등을 활용한 비정상적인 방법의 콘텐츠 시청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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