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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서울 편입은 정치쇼" 반기 든 유정복 인천시장 ['메가 서울' 들썩이는 지자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6 18:12

수정 2023.11.06 18:12

與 소속 지자체장, 이례적 반대
"법적 근거 없는 무책임한 얘기
서울 집중 가속… 지방시대 역행"
국힘 내부 "유정복 쇼크" 당혹
인사말 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연합뉴스
인사말 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 구상은 선거를 앞두고 법적 근거나 현실적인 검토 없이 국회 만능주의에 입각한 무책임한 얘기로 국민 갈등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쇼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사진)이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시장이 국민의힘과 조율도 없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유 시장은 행정안전부의 전신인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지방행정 전문가이기도 하다.

유 시장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주민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동의와 협력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국가 대개조라고 표현될 정도의 중차대한 사안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선거 포퓰리즘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국가발전을 위해 국가를 쇄신하는 획기적인 방안 중 하나로, 총선 또는 대선 직후 각종 공론화 과정과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 주장은 제대로 검토도 안 됐다. 지금 멈추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수도를 '특별시'로 둔 나라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고, 각 시도가 '특별'자를 붙이는 데 힘을 쏟고 있는 특별공화국이 바로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했다.

유 시장은 "면적이나 인구수의 비대화로 경기도가 분도를 추진하는 것과 달리 서울 면적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는 주장이 나오면서 인접한 기초자치단체들도 들썩이기 시작해 '서울로의 빨대 현상' '서울만의 집중 현상'을 가속하게 될 것"이라며 "지방시대 추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여야 정치권에 대해 "국회가 특권의식에 빠져 반민주적인 입법 만능주의를 고수하는 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무지·무능·무책임을 감추려는 정치 표퓰리즘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 정치를 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유 시장의 '정치쇼' 발언에 대해서는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 시장이 선거와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얘기한 것"이라며 "같은 생각"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유 시장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분위기다. '유정복 쇼크'라는 말과 함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유 시장이 대권주자로 오르기 위해 당론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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