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교서 교사 목 조른 학부모 엄벌 촉구
[파이낸셜뉴스] 교원단체가 수업 중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교사의 목을 조르고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학부모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피해 교사는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교사 "폭행 당한 후 인생이 하루아침에 망가졌다"
7일 인천교사노조는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교사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공무를 방해한 학부모에게 엄벌을 내려 악성 민원의 고리를 끊는 출발점으로 삼아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벌인 일"이라고 지적하며 "교사들은 법적 보호장치나 권한 없이 학교폭력으로 인한 민원을 감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교사노조는 이날 법원에 30대 학부모 A씨에 대한 엄벌과 함께 B교사의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탄원서 184장과 온라인 서명(1만159건) 결과지를 제출했다.
B교사는 탄원서를 통해 "피해 회복이 아무것도 되지 않았지만 반성 없는 피의자를 보고 참을 수 없다"며 "나는 살고 싶다.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배뇨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재판 중에도 계속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전남편이 조직폭력배였고 실형을 살았다는 발언으로 겁박을 줬다"면서 "일부 아이들은 피고인의 보복이 두려워 증인이 되는 것을 거절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B교사는 "내 인생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망가뜨리고 학교 구성원 모두를 고통받게 한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으로 엄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넌 교사 자질도 없어" 교실 난입해 욕설·폭행한 학부모
앞서 A씨는 2021년 11월18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B교사에게 욕설하며 목을 조르고 팔을 강제로 끌어당겨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보를 받자 일행 2명과 함께 학교에 찾아갔다. 그는 B교사에게 "넌 교사 자질도 없다", "경찰·교육청과 교육부 장관에게도 이야기할 것"이라며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시 교실에 있던 초등생 10여명에게도 "우리 애를 신고한 게 누구냐"라는 등 소리를 질러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상해 등 혐의로 기소한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며, A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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