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철, 번트 삼중살 아쉬움 역전타로 되갚아 … 마법같은 2루타 작렬
고우석, 또 다시 패전 아픔 … 슬라이더 통타
kt 손동현, PS에서 방어율 '0' … 박영현 위력적인 마무리
kt 1차전 제압하고 74% 확률 잡았다
고우석, 또 다시 패전 아픔 … 슬라이더 통타
kt 손동현, PS에서 방어율 '0' … 박영현 위력적인 마무리
kt 1차전 제압하고 74% 확률 잡았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올 시즌 고우석은 LG 트윈스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유독 좋지 않은 기억이 많았다.
결정적인 끝내기 장면을 많이 허용했고, 시즌 중반에는 본인의 고집으로 포심보다 변화구(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연달아 패배를 떠안으며 팬들에게 지탄을 받기도 했다. 마산에서도 너무나도 극적인 끝내기를 허용하며 팬들을 아프게 만들었다. 고우석은 이번 시즌에만 무려 8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항저우 AG 대만전에서도 마무리에 성공하며 고우석에 대한 아픈 추억도 모두 날아간 듯 보였다. 우승을 차지하기만 하면 그저 한순간의 부진으로 웃어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아픔이 한국시리즈에서 또 다시 재현되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2사 후 배정대에게 사사구를 허용했다. 9구까지가는 긴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다음 타자는 이날 병살타가 삼중살로 연결되며 고개를 숙였던 7번 문상철. 하지만 문상철은 고우석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잠실야구장 펜스 상단을 맞히는 대형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kt는 환호했고, 잠실을 가득 메운 LG 트윈스 팬들은 고개를 숙였다. 또 다른 가을의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kt 위즈가 11월 7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LG를 3-2로 꺾고 1차전을 승리로 가져왔다.
이날 경기 선발투수는 LG는 케이시 캘리, kt는 고영표가 나섰다. 선취점은 kt의 몫이었다. 김상수와 안타와 상대 실책에 이은 무사 3루 찬스에서 황재균의 땅볼로 가볍게 1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LG가 곧바로 1회에 2점을 만회했다. 박해민과 김현수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의 찬스에서 2루수 실책과 오지환의 우전안,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만회했다.
박병호의 삼진으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장성우가 캘리의 공을 밀어내서 우중간으로 밀어냈다. 황재균이 홈으로 들어왔고, 알포드는 상대의 악송구가 나온 틈을 타서 홈으로 쇄도했으나 아웃당했다.
그때부터 양팀은 지루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kt는 고영표에 이어 손동현(2이닝), 박영현으로 맞섰고, LG는 캘리에 이어 이정용과 함덕주로 맞섰다. 양 팀 투수들의 구위에 양팀 타자들은 철저하게 눌렸다.
한편, kt의 필승조들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특히,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7~8회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백미는 9회였다. 문상철의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한 kt는 마무리 투수로 김재윤이 아닌 박영현을 기용했다. 박영현은 이번 항저우 AG에서도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로 기용이 되었고, 앞으로도 뛰게될 선수다.
이강철 감독은 현재 구위가 좋은 박영현을 믿었고, 박영현은 엄청난 라이징패스트볼로 9회말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11회까지 계산을 했기때문에 박영현을 순서대로 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점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도 손동현 2이닝, 박영현의 마무리로 밀어붙힌 뚝심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투수 기용은 사실 결과론에 가깝다. 하지만 또 다시 무너진 LG 마무리 고우석, 그리고 김재윤이 아닌 현재 구위가 좋은 박영현을 믿고 9회말을 완벽하게 막아낸 이강철 감독의 뚝심이 묘하게 오버랩된 한국시리즈 1차전 다름 아니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39번 중 29번이나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74.4%를 기록했다. 올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먼저 2연패를 당한 뒤 짜릿한 3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t는 이날 승리로 올 가을야구에서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시리즈만 따지면 파죽의 5연승이다.
내일 잠실에서 같은 시간에 펼쳐지는 한국시리즈 2차전은 LG 최원태와 kt 쿠에바스가 격돌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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