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역대 이토록 간절했던 한국시리즈가 있었나 싶다. LG 팬들의 간절한 염원이 잠실하늘을 뒤덮었다. 말 그대로 유광점퍼의 물결이었다.
LG 트윈스와 kt wiz의 프로야구 2023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열린 11월 7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시작 약 5시간을 앞둔 오후 1시경부터 구장 곳곳엔 LG 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팬들은 경기장 입구마다 긴 줄을 섰고, 매표소엔 현장표 구매를 문의하는 팬들로 넘쳐났다. 이날 서울은 기온이 뚝 떨어지며 한 겨울을 연상케했지만, LG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1차전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KS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11월 6일 구매 사이트는 수십만만 명의 팬들이 몰렸고,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티켓 예매에 실패했다는 글이 쏟아졌다. K팝 스타의 콘서트 티켓 구매 열기를 연상케 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LG 열성 팬들은 각종 사이트마다 '표를 구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KS 1차전 입장권은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수십 배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외야 일반석이 수십만 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LG 구단 관계자들은 표 구매 청탁 전화로 고충을 겪었다.
KBO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전화를 받았다"라며 "시스템상으로 표를 구해주는 건 불가능하다. 모두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표를 구하기 어렵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LG 트윈스 팬들의 염원은 야구장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7일 개막하는 LG 트윈스와 kt wiz의 2023 한국시리즈 전 경기를 전국 CGV 극장 10개 지점에서 상영했고, 해당 영화관도 LG 팬들로 가득 들어찼다.
치열한 경쟁 속에 표를 구매한 행운의 팬들은 목청 높여 응원전을 펼쳤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들은 홈 관중석뿐만 아니라 kt의 원정 관중석 지역까지 앉아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장엔 LG 구단주인 구광모 LG 회장과 LG 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LG는 1994년 KS에서 태평양 돌핀스를 4승 무패로 꺾고 우승한 뒤 지난해까지 한 번도 KS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2002년 KS에선 삼성 라이온즈에 상대 전적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고, 2003년부터는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올라오지 못했다. 작년 시즌 LG의 최다승을 경신했지만, 또 다시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게 무릎을 꿀어야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