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토론> 인슈어테크가 산업에 미칠 영향
인슈어테크로 실수요층 파악하고 정보불균형 역선택 찾을 수 있어
소비자에 비교적 싼 서비스 제공... 상생·포용적 보험 실현 기대감도
인슈어테크로 실수요층 파악하고 정보불균형 역선택 찾을 수 있어
소비자에 비교적 싼 서비스 제공... 상생·포용적 보험 실현 기대감도
보험과 기술이 융합된 '인슈어테크'를 통해 실수요층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금융취약계층의 보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과는 다른 위험평가 모형을 통해 당초 금융상품 접근이 어려웠던 취약계층도 '금융소비자' '보험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16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인슈어테크로 인해 소비자의 수요(needs)가 환기돼서 보험산업에 대한 새로운 수요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었다.
정광민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외 인슈어테크 현황과 시사점'과 관련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아 인슈어테크가 보험산업 수요·공급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각 토론자들에게 물었다.
업계에서는 '역선택 방지를 통한 실수요자 확보'라는 측면에서 수요층이 더 명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생명보험업계 1위 평안생명보험의 차이팅 부사장은 "(인슈어테크로) 보험소비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서 보험사의 수익창출과는 조금 모순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일부러 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받으려고 하는 고객들을 걸러낼 수 있다"며 실수요층을 가려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장은 "보험은 기본적으로 상품이 지배하는 산업이고, 아직까지 인슈어테크 기술 발전이 소비자에게 수요를 창출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역선택을 찾아나가는 데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 발전의 과정에서 기존에는 고객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게 나와서 소비자 수요를 환기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보험시장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화두인 상생금융, 포용금융과 관련해서 새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긍정적 답변도 나왔다.
메리엄 두이건 영국 노팅엄대학교 금융회계학과 교수는 "인슈어테크가 포용적 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수요창출이 이뤄진다"며 "업계 경험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슈어테크는 보험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층을 타기팅하고, 소비자들이 조금 더 낮은 비용으로 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봤다.
나아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개인 생활과 관련된 데이터를 생성해 활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두이건 교수는 "개인의 소득과 운전 행태, 건강 관련 정보 등의 데이터를 확보해서 얼마만큼의 위험을 안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그럼 보험사들이 어디까지 가입을 시켜야 할지 결정할 수 있고,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은행이 개인 소득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평가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개인과 대출을 내주기 어려운 개인을 구분하는 것처럼 위험평가 모형이 정교화되면 수요 파악이 정확해진다는 것이다. 두이건 교수는 "위험평가 모형이 상당히 발전해서 소비자들을 파악하고 어느 선까지 보험사가 수용할 수 있는지 판단해 보다 포용적인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차이팅 부사장은 그 구체적인 예로 '얼굴 표정을 리스크 식별에 반영하는 모델'을 소개했다. 차이팅 부사장은 "평안그룹 내 포용금융을 하는 자회사에서는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에게 필요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고객에게 질문을 했을 때 고객의 표정으로 리스크 정도를 정밀하게 분석하는데, 굉장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이팅 부사장은 "경제 상황이 안 좋아서 원리금을 갚기 어려운 경우 기술을 활용하면 거시경제 큰 틀에서 상환능력이 떨어진 것인지 아닌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 당국에서도 상생금융이 새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문형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은 "미소금융과 수익성 연계가 쉽지 않다"면서도 "지자체와 연계를 통해 취약계층에 무료보험을 제공하는 등 보험사의 상생노력이 어떻게 수익성과 연결될 수 있는지 금감원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박신영 서혜진 차장 김나경 이승연 박문수 김동찬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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