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선시대 건립된 오대산 사고(史庫)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으로 탈바꿈한다. 조선왕조실록·의궤 등 관련 유물 1207점을 만나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실록박물관 개관으로 우리나라 기록유산인 오대산 사고본 등 조선왕조실록·의궤와 관련 유물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게 됐다"며 "연구·전시·교육 등을 통해 그 가치를 확산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사고(史庫)'란 국가의 주요 서적을 보관하는 장소를 말한다. 서울에 있는 것을 내사고(內史庫), 지방에 있는 것을 외사고(外史庫)라 칭했다. 오대산 사고는 강원권을 대표하는 사고로 1606년(선조 39)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월정사 북쪽에 설립됐다.
앞서 실록과 의궤는 일제강점기인 1913년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됐다.
실록의 경우 전체가 동경제국대학으로 반출됐는데, 1923년 9월 관동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됐다. 10여년 후인 1932년 5월 남아있는 실록 오대산 사고본 중 일부 27책이 경성제국대로 반환됐다. 1973년 국보로 지정된 오대산 사고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민간과 불교계, 정부는 지속적인 반환 노력 끝에 2006년(도쿄대, 서울대에 47책 반환)과 2017년(일본에서 1책 추가 매입 환수) 실록을, 2011년에 의궤를 국내로 환수했다. 현재 오대산사고본 실록은 75책, 환수된 의궤는 82책이 전해진다.
실록과 의궤는 국내로 환수된 후 줄곧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오다가 원 소장처인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지역의 오랜 염원에 따라 문화재청이 오대산에 설립한 실록박물관에서 소장, 관리하게 됐다.
오대산 사고에 있던 실록과 의궤가 기나긴 '타향살이'를 끝내고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1913년 실록이 일본으로 반출된 지 약 110년 만이다.
박물관 건물은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운영했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로 단장해 사용한다.
오는 12일 개관하는 실록박물관은 실록의 원본을 상시로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실록과 함께 오대산 사고본 의궤 원본도 전시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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