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대장동 로비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부자의 재산 14억원을 몰수·추징보전 처분했다. 이번에 동결된 곽 전 의원 가족의 예금, 채권 등 14억원과 앞서 동결된 약 11억원을 합치면 약 25억원 규모다. 이는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성과급 등 명목으로 받은 25억원과 같은 액수다. 검찰은 이로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병채씨에게 지급한 50억원(세후 25억원)을 모두 몰수·추징보전했다.
檢, "법원이 범죄수익 몰수·추징보전 청구 인용"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9일 "최근 곽 전 의원 아들이 수수한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추징보전 청구가 인용돼 관련자들에 대한 예금과 채권 등 합계 14억원 상당을 가압류하는 등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은 범죄를 통해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임의 처분할 수 없도록 피고인의 유죄 확정 전까지 동결하는 절차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곽 전 의원 부자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곽 전 의원은 아들 병채씨와 공모해 2021년 4월경 김씨로부터 직무 관련 약 50억원(세후 25억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병채씨가 50억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며 곽 전 의원 부자가 뇌물수수에 공모한 정황을 명시했다. 김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정치권 및 언론의 의혹 제기 차단 등을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범죄수익을 병채씨 성과급으로 가장·은닉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씨로부터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방지를 위한 청탁 알선 대가와 국회의원 직무 관련 뇌물로 25억원을 수수하며 이를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병채씨의 성과급으로 가장 및 은닉했다고 보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4월 당시 재판을 받던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담당 검사의 공소장 변경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알선해 준 대가 및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치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남 변호사의 공소장 변경과 관련해 당시 담당 검사를 입건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남욱의 청탁이 이뤄졌고 돈이 간 것으로 확인됐지만 곽 전 의원과 검사 사이 구조까지 관련자 조사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청탁이 있었고 금품이 제공됐는지가 핵심적인 범죄구성요건이라 입증이 충분하다고 보고 (곽 전 의원을) 기소했다. 나머지 부분은 이후 살펴보며 추가 수사를 진행할 부분이 있다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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