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명소 5곳
호수 따라 한 바퀴 횡성호수길, 가족 나들이객에 안성맞춤
핫플된 호남의 금강산 ‘대둔산’
어르신 모시고 단풍구경 나섰다면 메타세쿼이아 빼곡한 아가페정원
남도 명산 두곳 월출산·팔영산 영암평야·남해바다가 한눈에
호수 따라 한 바퀴 횡성호수길, 가족 나들이객에 안성맞춤
핫플된 호남의 금강산 ‘대둔산’
어르신 모시고 단풍구경 나섰다면 메타세쿼이아 빼곡한 아가페정원
남도 명산 두곳 월출산·팔영산 영암평야·남해바다가 한눈에
해마다 11월 초중순은 단풍의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하는 때다. 하지만 최근 여름날 같은 늦더위가 이어져 마음을 놓고 있다가, 갑작스레 다가온 추위로 단풍 구경 시기를 놓친 이들이 많다. 이런 아쉬움 탓인지 인스타그램에는 서울숲길에서 모은 수종별 단풍잎 사진과 함께 "미리 가을을 쟁여두길 잘했어요. 겨울이 성큼" 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교차가 클수록 예쁘게 물드는 단풍은 비라도 세차게 내린 후에는 금세 자취를 감춘다. 가을 한철 눈부시게 빛나다가 바람결에 손을 흔들며 떠나는 계절 손님인 셈이다. 8일 입동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겨울에 들어섰지만 오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희망의 상징이 되었던 이파리를 보러 가듯, 따뜻한 옷을 챙겨 입고 단풍여행을 떠나보자. 수도권 이하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마지막 잎새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트레킹 명소들을 소개한다.
온 가족이 손잡고 걷는 횡성호수길
강원도에 위치한 횡성호는 남한강 제1지류인 섬강의 물줄기를 막은 횡성댐(2000년 11월 준공)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총 저수량 8690만t, 유역면적 209㎢인 횡성호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횡성호수길은 2011년 가을에 개통됐다. 모두 6개 구간으로, 총길이만 31.5㎞에 달한다. 가장 짧은 3구간은 1.5㎞로 1시간 정도 걸리고, 가장 긴 4구간과 6구간은 각각 7㎞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횡성댐 건립으로 갑천면의 5개 마을이 수몰됐는데, 수몰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잊지 않기 위해 만든 망향의동산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망향의동산 일대 A코스(4.5㎞)와 B코스(4.5㎞), 총 9㎞의 순환형 둘레길인 5코스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호수의 품 안을 따라 걷는 형태로 시작점으로 돌아올 수 있고, 곳곳에 휴식공간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하는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거북이, 귀뚜라미, 해바라기 등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감상할 수 있다. A코스는 전망대 3곳(호수길·타이타닉·오솔길)이 있어 경관을 즐기기 좋고, B코스는 호수를 따라 조성된 흙길을 걸으며 호젓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그곳, 대둔산
전북 완주에 위치한 대둔산은 한듬산을 한자로 만든 이름으로, 큰 덩이의 산을 뜻한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우며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여 있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 곳이다. 해발 878m로 우뚝 솟은 최고봉 마천대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바위 봉우리들의 자태가 수려하다.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을 지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은 수석의 보고다. 최근 방영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도 소개돼 온라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정상 부근에 있는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로 꼽힌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줄다리를 타면 왕관바위로 간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처럼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 신의 조화로 이룬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경을 선사한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고,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가 반기는 아가페정원
전북 익산의 핫플레이스로 SNS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가페정원은 전북 제4호 민간정원으로, 11만5700㎡ 규모를 자랑한다. 메타세쿼이아와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수목 17종, 1416주가 식재돼 있다. 1970년 고(故) 서정수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 정양원을 설립했으며, 시설 내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자연친화적인 수목 정원을 조성했다. 2021년 3월 민간정원으로 등록한 후, 정비 사업을 거쳐 시민들의 쉼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아가페 정원은 상사화 꽃길, 단풍나무길, 밤나무, 포멀가든, 은행나무 산책길, 포멀가든 등으로 꾸며져 있다. 메타세쿼이아 약 500여 그루가 40m 정도 이어져 있는 구역은 방문객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포토존이다.
영암평야 전경에 눈이 시원한 월출산
전남 영암의 월출산은 달이 뜨는 산이라는 뜻을 지녔다. 해발 809m로 높지 않지만 산체가 매우 크고 수려하다. 암석과 수량이 적은 급경사 계곡이 많아 자연 생태계가 풍부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식물 약 700종, 동물 약 800종이 서식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암석 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인 독특성과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위치 여건으로, 보전 중요성이 크게 평가받는 곳이다. 다양한 탐방코스가 있지만 월출산탐방안내소를 출발해 구름다리, 천황봉, 바람폭포를 돌아오는 천황지구 순환코스를 추천한다. 아찔한 구름다리와 험준한 사자봉을 거쳐 천황봉에 이르면 광활한 영암평야와 아름다운 월출산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매봉과 사자봉을 연결하는 다리로, 해발 605m, 수직 120m 높이에 설치돼 산악지역 구름다리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월출산에는 많은 문화재와 사적지도 있다. 천황봉의 정상 가까이에는 거대한 월출산마애여래좌상(국보)이 방형의 감실이 만들어진 큰 암벽 위에 조각돼 있고, 동쪽 사면에는 구절폭포가, 서쪽 사면에는 용추폭포가 있다.
8개 봉우리가 장관인 팔영산
전남 고흥의 랜드마크인 팔영산은 산자락 아래 징검다리처럼 솟은 섬들이 펼쳐진 다도해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최적인 곳이다. 산세가 수려하면서 변화무쌍해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암릉 산행지다. 중국 위왕이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해 찾아와 제를 올리고 이름을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고흥군 점암면과 영남면에 걸쳐 있으며, 8개 봉우리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팔영산 정상에 올라가면 남해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팔영산 자락에 위치한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전국 최대 규모(488ha)의 편백숲을 보유한 국립공원이다. 30~40년생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을 따라 10㎞ 구간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 편백나무는 다른 수종보다 더 많은 양의 피톤치드 성분을 내뿜는다고 알려져 있다. 산림욕을 하면서 신체와 정신의 건강 회복은 물론 햇빛과 바람, 경관, 향기 등을 보고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치유의 숲 테라피센터에서는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수로 족욕과 반신욕도 즐길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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