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금감원 방문은 12년만
불법사례 일일이 꼽으며 대책 주문
금융위 서민금융 방안 내달 발표
불법사례 일일이 꼽으며 대책 주문
금융위 서민금융 방안 내달 발표
윤 대통령이 불법사금융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하면서 금감원을 비롯해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경찰청 등 관련기관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와 관련해 서민금융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을 내달 발표할 방침이다.
■대출 문턱 높인 금융권에 서민 한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금감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최근 온라인을 통한 불법사금융이 확산하는 등 그 수법이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대통령이 금감원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1년 5월 이후 약 12년 만이다. 대통령이 불법사금융 민생 현장 간담회를 '장관급' 정부 조직인 금융위원회가 아닌 금감원에서 진행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청소년들에게 팬카페나 게임 커뮤니티에서 대리입금이라며 10만원이란 소액을 빌려준 뒤 갖은 명목으로 연 5000% 이상의 높은 이자를 요구한 일, 옷가게를 운영하던 30대 여성에게 지인의 연락처를 담보로 100만원을 빌려주고 연 5200%의 금리를 요구하며 성착취한 일 등 관련 사례를 상세히 언급했다.
실제로 취약계층의 급전 창구는 꽉 막혀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문턱이 높아 갈 수 없는 저신용자가 카드론으로 몰렸다가 금리가 높아지자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2.45~15.38%로 나타났다. 카드론이 막히자 단기대출인 리볼빙(카드대금의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나중에 갚는 방식의 대출)에 눈을 돌리지만 리볼빙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상태다. 서민들의 마지막 급전 창구인 대부업권마저 대출을 옥죄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20%)에 조달금리와 대손비용 상승 등으로 대부업체들은 개점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서민금융 통로 넓어지나
윤 대통령이 직접 금감원을 찾아 불법사금융 대응을 주문한 만큼 관련 정부부처들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불법 사채업자들의 범죄수익 환수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강화, 피해자 구제방안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금융당국 역시 내달 발표할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에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를 넓혀줄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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