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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30년 만에 뭉친 혁이와준이, 유쾌한 비화 [N인터뷰]

뉴스1

입력 2023.11.10 10:46

수정 2023.11.10 10:46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김준선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김혁경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김혁경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준석(왼쪽)과 김혁경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준석(왼쪽)과 김혁경 / 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혁이와준이의 김혁경(왼쪽)과 김준선/사진제공=즈레이드뮤직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준선이는 다 계획이 있었다."(웃음)

음악으로 인연을 맺고 우정을 나눠온 두 친구가 30년 만에 듀엣을 결성했다. 김혁경, 김준선이 결성한 혁이와준이가 그 주인공이다.

김혁경과 김준선은 KBS 대학가요제에 함께 출연해 인연을 맺었으나, 가는 길은 달랐다. 김준선은 솔로로 '아라비안 나이트' 및 밴드 컬트로 '너를 품에 안으면'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는 등 음악이라는 한 길을 걸어 싱어송라이터로 명성을 얻었다. 김혁경은 재목을 알아보고 시장의 니즈와 연결할 줄 아는 남다른 재능으로 연예 매니지먼트사 대표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김혁경은 탤런트 하다솜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우정을 이어갔다.
함께 있을 때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것이 두 사람의 '놀이'였다. 그러던 중 김준선은 김혁경과 함께 정식으로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김혁경이 본인도 모르게 곡을 연습하게 하면서 서서히 빠져들도록 했다. 김혁경은 "준선이는 다 계획이 있었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최근 공개된 곡 '자격이 된다'다. '자격이 된다'는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지난 2019년 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받은 배우 김혜자의 수상소감을 모티프로 김준선이 만든 곡이다.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던 삶이 한낱 꿈이라고 해도,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라는 가사가 리스너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김준선은 "요즘 가요계에 세련미 넘치는 노래들이 많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위로하는 음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곡을 만든 이유를 전했다.

'자격이 된다'를 통해 듀엣으로 새롭게 탄생한 혁이와준이는 이를 기점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 1월 전에 새로운 음원을 발표하고, 정기적인 공연과 MZ세대들과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음악과 문화 이야기를 전할 콘텐츠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두 사람은 향후에도 전세계 사람들이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깊이 있는 음악을 발표해 '5세대 K팝' 음악의 한축을 담당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감동을 주는 듀오 혁이와준이를 뉴스1이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30년 지기 두 사람이 혁이와 준이로 뭉쳤다. 뒤늦게 팀을 결성한 계기가 궁금하다.

▶(김혁경) 김준선과 만나면 기타를 치면서 화음을 넣고 그러면서 논다. 그게 우리에겐 '놀이'인데, 언젠가 준선이가 '이거 한 번 불러봐', '화음 넣어봐' 하면서 뭔가를 살살시키더라. 그러다가 곡을 들려줬는데, 그게 '자격이 된다'였다. 처음엔 듀엣은 안 한다고, 난 코러스만 한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같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준선이는 다 계획이 있었던 거다.(웃음)

▶(김준선) 혁경이는 성격이 뭔가 강요를 하면 안 한다. 그래서 '이거 한 번 해봐'라면서 하나씩 제안했는데, 본인도 가수니까 하다 보니 재미를 느낀 거다. 처음엔 코러스만 한다고 했는데 내가 '혁이와준이'를 같이 하자고 했다. 과거 내가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게 김혁경 덕분이다. 그 부분에 대한 고마움이 있어서 언젠가 둘이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좋은 시기에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김혁경) 사실 나도 음악이 하고 싶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기타도 치고 곡을 만들고… 음악이 쭉 내 인생에 깔려 있었다. 어릴 때 음악을 한 자체가 인생에서 큰 행운이고, 덕분에 훨씬 삶이 풍요로워진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준선이가 제안을 하니 못 이긴 척 같이 한 거다.(미소)

-김준선은 본인이 첫 앨범을 낸 게 김혁경 덕이라고 했는데, 두 사람 인연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김혁경) 나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고, 나쁜 사람들을 싫어한다. 재능이 있고 품성이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게 김준선이었다. KBS 대학가요제에 나갔을 때 무대에 오른 김준선을 처음 봤는데, 곡이 너무 독특하고 좋아서 나는 그가 대상을 받을 줄 알았다. 그때 먼저 다가가 몇 살인지 물어보고 친구가 됐다. 그러다 본선 무대 리허설을 하는데 준선이가 대상을 못 탈 수도 있겠다 싶더라. 록 같은 음악에 교향악단의 연주가 곁들여지니 애매한 편곡이 나와서다. 그래도 '낭중지추'라고 언젠간 잘될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업계 관계자분이 좋은 아티스트가 될 재목을 찾으셔서 내가 준선이를 추천했다.

▶(김준선) 대학가요제 이후 언더그라운드에서 절치부심하고 있었는데, 프렌드가 나를 기획사에 추천했다고, 만나보라고 하더라. 그때 데모 테이프가 필요했는데, 녹음실에서 녹음할 여력이 안 됐다. 그런데 혁경이 집에 고가의 장비가 갖춰져 있더라. 당시에 녹음을 할 수 있도록 그 공간을 내어줘서 데모 테이프를 만들고 기획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게 '아라비아 나이트'이고, 곡이 잘됐다.

▶(김혁경) 원래 잘될 사람의 물꼬를 터준 것이다.

-대학가요제까지 준비했던 김혁경은 왜 음악에서 멀어지게 됐나.

▶(김혁경) 나도 음반을 발표했었는데, 가수 활동이 재미가 없었다. 내 음악성이 천재들의 영역은 아닌 것도 같고. 그러다가 매니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됐다.

▶(김준선) 김혁경은 정말 반짝반짝한 아이디어가 많다.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 기획력이 좋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많고. 그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고 빌드업하는 건 내가 한다. 우리는 반대라 서로 리스펙트 하는 게 있다.

-그 이후 30년 동안 우정을 이어온 두 사람이 혁이와준이로 뭉쳤다. 혁이와준이는 어떤 성격의 팀인지.

▶(김준선) 요즘 아이돌 음악이나 트로트가 아닌, 팝적인 1990년대 스타일 음악을 하는 팀이 많이는 없다. 그래서 우리 또래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이먼 앤 가펑클 같은 팀을 만들고 싶었다. 레트로 느낌이 있지만 너무 장난스럽지 않고, 품격이 있지만 유쾌한 아저씨들. 그래서 이름도 직관적으로 혁이와준이로 하게 됐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음악이 지난달 17일 공개된 곡 '자격이 된다'다. 이 곡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김준선) 어느 날 지인이 내게 배우 김혜자의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을 보여주더라. 그걸 듣고 놀라서 '이렇게 글을 잘 쓰셨나' 했는데 그게 '눈이 부시게' 드라마 대사였다. 내가 가사를 먼저 쓰고 곡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건 글이 너무 좋아서 가사를 보고 곡을 만들었다. 그 드라마 작가님께도 대사를 인용해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며 허락을 구했는데, 흔쾌히 하라고 하셔서 감사했다. 요즘 세련미 넘치는 노래들이 많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위로하는 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혁경) 곡이 정말 따뜻하고 되게 좀 착한 느낌이다. 그래서 준선이에게도 '프렌드답지 않게 착해, 너무 홀리한 거 아니냐'라고 했다.(미소) 그렇게 몇 번을 들으니 곡이 귀에 착 감기더라. 그렇게 음원까지 내게 됐다.

-김혁경은 거의 30년 만에 노래하는 것이라 낯선 부분도 있었겠다.

▶(김혁경) 30년 만에 노래를 하려니 생경했다. 녹음실 환경이나 녹음 소스 자체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게 확 느껴졌다. 과거엔 녹음실을 3시간30분 정도 빌리면 2~3곡을 녹음했는데, 이젠 여유 있게 하더라. 그리고 녹음을 할 때 내 목소리에 스스로 흠칫 놀랐다. 공기 반, 소리 반이 아니라, 공기가 99%라.(웃음)

▶(김준선) 그걸 듣고 지인이 '이건 아닌데'라고 했다.(웃음) 나는 가요제 동기 출신이라 혁경이를 아니까 예전 거를 어떻게 끄집어낼까를 고민하면서 녹음을 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잘 나왔다.

-팀 결성 후 '자격이 된다'를 발매한 뒤에 친한 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김준선) 내가 음악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니까 결과물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자격이 된다'를 듣고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드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김혁경) 오랫동안 연락 없던 분들도 메시지를 많이 주시고, 주변에서 진짜 음악으로 평가를 해주는 느낌이었다.

-혁이와준이는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다가가고 싶나.

▶(김준선) 유쾌하지만 메시지도 있는 음악으로 감동도 주고, 위로도 되는 가수이고 싶다. 또 음악을 통해 여러 세대와 소통하는 팀이 되고픈 바람이 있다.

▶(김혁경) 나는 대중문화나 스포츠도 각을 잡고 일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음악을 하면서 느낀 건, 그냥 사회인야구단 하듯이 음악도 즐기면서 하고 그 결과물을 대중과 나누는 과정이 재밌다면 그 또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자격이 된다'로 팀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알려달라.


▶(김준선) 내년 1월 전에 음원을 하나 더 내려고 한다. '그 사랑'이라는 제목의 곡으로 클래시컬하게 편곡한 게 특징이다.
이후에도 다채로운 활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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