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낯선 남자가 제 원룸에" 여대생 방에 몰래 들어간 회사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0 13:34

수정 2023.12.15 14:38

"낯선 남자가 제 원룸에" 여대생 방에 몰래 들어간 회사원

[파이낸셜뉴스] 20대 여대생의 원룸에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창문으로 침입해 립밤 등 물건을 훔쳐가고 화장실까지 이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A씨(22)는 “낯선 남자가 제 원룸 창문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0월 7일 오후 스마트폰에 ‘PC 카톡’로그인 알림이 뜨면서 A씨는 이상함을 감지했다고 한다. 누군가 A씨의 PC를 켰다는 뜻이었다.

당시 단순한 전산오류라고 생각했던 A씨는 그로부터 2주 뒤인 지난 10월 21일 오후에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몇시간 뒤 귀가한 A씨는 화장실 안 변기 커버가 올라간 것을 보고 이상함을 감지했다고 한다. 청소할 때를 제외하고 평소에 한 번도 변기 커버를 올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음료수와 립밤이 사라졌고, 돌리고 나갔던 세탁기는 중간에 전원이 꺼진 흔적이 있었다.

이후 집 근처 폐쇄회로(CC)TV 관리업체를 통해 확인한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A씨 원룸 옆 에어컨 실외기를 발판 삼아 창문으로 접근,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기 때문이다.

남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집에 침입, 이후에는 A씨의 집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지난달 7일 오후쯤엔 A씨의 집 창문 앞에서 소변을 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재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주거지를 옮겼지만, 여전히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집에 혼자 있을 때도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거나, 작은 소리만 들려도 흠칫 놀라는 게 일상이 됐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침입 시각을 확인해 보니 제가 집에서 나가고 불과 1∼2분 뒤였다”며 “누군가가 저를 계속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최근 B씨를 주거침입·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CCTV 영상분석과 여러 차례 압수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B씨의 이동 동선, 카드거래 내용 등을 분석해 신원을 파악했다.

회사원인 B씨는 지난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세 차례 A씨의 집에 침입, 음료수와 립밤 등을 훔쳐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이유와 A씨에 대한 스토킹, 추가 침입 여부 등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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