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박보영이 자신은 주변의 평가처럼 '착하기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등/연출 이재규/이하 '정신병동')에서 주인공 정다은을 연기한 박보영은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입체적인 캐릭터와 정신질환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 속에서, 웃음과 위로를 통해 정신병동에 대한 편견을 따스한 온기로 녹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보영은 다정하고 밝은 성격으로 환자들을 보살피는 정신병동 간호사 다은을 연기했다. 그는 따스한 면모가 강조되는 다은으로 시작해 환자들과 함께 마음의 아픔을 함께 겪으며 큰 진폭의 감정을 표현했다. 박보영은 힐링 장르의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면서, 기존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더 다채로운 캐릭터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동료들로부터 박보영에 대한 많은 미담들이 나왔다.
▶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닌데 자꾸 착하다고 기사가 나온다. 아니라고 써달라. (웃음) 감독님이 내가 화를 한 번도 안 냈다고 하시더라. 아니다 .좋은 쪽으로만 이야기하면 다음 현장에서 화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지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웃음) 밝게 봐주시고 좋은 사람으로 봐주시는 건 감사한데 저는 정말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된다. 지금은 그래도 내려놓은 게 있다. 예전에는 누구에게나 친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되지, 그것도 나지 뭐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그럴 수도 있지' 이거다. 그러면 그냥 넘어간다. 무슨 일이 터져서 수습이 안 되면 그냥 받아들이고 넘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이를 먹나보다.
-살면서 일탈을 해본 적도 있나.
▶스물 한 살에 집을 나간 적이 있다. 내가 사춘기가 늦게 와서 성인이 돼서 나간 거다. 그게 우리 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휴대전화를 끄고 바닷가에 가곤 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아주 혼낸다고 연락이 왔는데 이틀 지나니까 전화만 받아달라고 연락이 왔다. 당장 들어가고 싶었는데 오기 부려서 하루만 더 있다가 간다고 했다 .(웃음)
-올해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정신병동' 두 작품을 통해 호평을 받았는데.
▶올해가 제게는 특별한 해라고 생각하는 게 '콘유'나 '정신병동'도 저에게는 나름 도전이었던 특별한 작품들이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작품 자체가 너무 좋다. 이 작품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는 것에 칭찬을 하고 싶다. 조달환 선배와 촬영하다가 '보영아 이거는 너에게 되게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아, 이 작품은 살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일까 싶었다. 지금은 그게 조금 이해가 된다. 이게 보는 분들에게 위안도 드리고 공감도 드릴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다.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캐릭터라면 무엇인가. 도전하는 건 좋아도 부담도 있을텐데.
▶시니컬한 캐릭터 제안도 들어온다. 물론 부담도 되겠지만 부딪치고 깨져봐야 알 것 같다. 그리고 해봐야지만 이것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작품들을 보면 안해 본 게 너무 많다. 예전에는 그런(귀여운) 쪽이 더 많이 들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자신감도 많이 없어서 해봤던 것을 해보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최근 '강남순'에도 특별출연해서 화제가 됐는데.
▶'강남순'에도 나가니까 '도봉순'도 다시 봐주시더라.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걸 하는 것도 제 일이니까 (귀여운 걸) 다시 할 때가 되었나 싶기도 하더라. 그때 연기를 보면 너무 웃기다. 나도 강남순 나가기 전에 내가 어떻게 연기했나 싶어서 봉순이를 다시 보고 갔다. 이번에 최선을 다해서 오버하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여러가지 애칭도 만들고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하면서도 엄청 부끄러웠다. (웃음)
-이정은과의 호흡은 어땠나 .
▶합을 맞출 생각이 안 든다고 해야 할까. 내가 뭘해도 다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앞에 있다는 건 나도 엄청난 자신감을 주게 하는 힘이 있더라. 내가 뭘 어떻게 해도 언니가 다 받아줄 것 같았다.
-이제 현장에서 박보영씨를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책임감이 생긴달까. 뭔가 어떻게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누가 혼자 있으면 챙겨줘야 할 것 같아서 챙기곤 한다 .
-혼자 있고 싶을 수도 있는데, '꼰대'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잖나.
▶내 생각에 나는 진짜 꼰대인 것 같다.(웃음) 현장에서도 인정하기로 하고 좋은 오지랖이라고 생각하고 부리고 있다. 유찬이(장동윤 분)가 저를 진짜 꼰대라고 생각할 거다. '너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한 적이 많다. (웃음) 유찬이는 그래도 자기 스타일대로 한다. '기강을 잡겠다'라면서 장난을 치고는 하더라. 이제 스태프들 중에서도 저에게 선배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걸 2년 전 즈음에는 부정했다. 이제는 받아들이고 내가 좋아한 선배들의 모습을 표방하기로 했다. 막내 스태프들의 이름을 외워보려고 노력한다든지 그러고 있다. 정말 운이 좋게도 너무 좋은 선배들을 만나서 좋은 현장들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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