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자동차가 미국 공장 직원들의 임금을 11% 올리기로 했다.
북미자동차산별노조인 UAW 파업 뒤 디트로이트 빅3가 대규모 임금인상에 합의한 여파가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빅3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3개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혼다에는 자동차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지만 빅3의 25% 임금인상 여파가 몰아쳤다. 혼다는 빅3만큼은 아니더라도 자동차 부문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대규모 임금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앞서 테슬라도 독일에서 노조 압력으로 베를린 공장 생산직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혼다가 UAW 파업에 따른 빅3 임금인상 여파로 내년 1월부터 생산직 직원 임금을 11% 올리고 기타 복지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혼다는 UAW가 빅3와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처럼 최고 수준 임금 도달에 걸리는 시간을 3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지금은 입사 6년이 지나야 최고 수준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3년만 지나면 자격을 갖추게 된다.
혼다는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현재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UAW는 디트로이트 빅3에만 조합원들이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공장, 전기차 업체들에는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까지 UAW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등 민주당의 대대적인 지지 속에 UAW가 빅3와 파격적인 임금인상·복지개선에 합의하면서 미 자동차 업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미 생산직 직원 대부분의 임금을 9% 인상하고, 최고 임금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하기로 했다.
또 도요타와 혼다 모두 직원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해 성과를 임금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UAW와 빅3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합의에 이른 바 있다.
25% 임금 인상과 함께 임금이 생활비 상승과 연계돼 오르도록 했고, 퇴직 뒤 복지도 확충했다. 또 최고 임금 도달 기간도 8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감원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빅3와 임금단체협상 승리를 발판 삼아 노조가 없는 외국 자동차 업체들에 노조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인 위원장은 최근 동영상 연설에서 "2028년 임단협에 복귀할 때에는 그저 빅3가 아닌 빅5, 또는 빅6와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