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파업 뒤에도 파행 가능성 여전
사측제안 거절에 직원 원성 커져
노조 일부 간부 제도 악용도 들통
사측제안 거절에 직원 원성 커져
노조 일부 간부 제도 악용도 들통
9일과 10일 '경고파업'을 단행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2차 파업 돌입을 예고하면서 서울지하철 운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측 제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비판, 노조 간부들의 불성실한 근무태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노조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지 2023년 11월 10일자 20면 참조>
12일 서울교통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수능 특별수송기간 이후 2차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 위원장은 지난 10일 오전 월드컵경기장역 광장에서 열린 파업 2일차 결의대회에서 "2차 전면파업 날짜는 다음 주까지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과 태도를 확인하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경고파업'이 지난 10일 오후 6시를 기해 마무리됐지만, 노사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서울지하철 정상운행 파행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하지만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과는 별개로 공사 내외부에선 파업의 당위성을 두고 의문 섞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차 경고파업에 한국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데다, 사측의 제시안을 접한 이후 '노조가 왜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다. 일부 직원들은 "노조가 바라는 것이 어느 정도이길래 자칫 내년 평가급마저 박살날 수 있는 파업을 선택한 건지 궁금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9일 경고파업 직전에도 한 노조 고위간부가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합의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백 사장은 '파업 철회가 먼저'라는 강경한 뜻을 전해 이마저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한 일부 노조 간부들의 일탈에 대한 지적도 파업 동력 상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는 공사 노조 간부의 타임오프 제도 감사 결과 한도인 32명을 크게 웃도는 311명이 제도를 악용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시에 따르면 근무시간 중 노조 행사 등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고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당구와 서핑 등 취미활동을 즐긴 노조 간부들이 여기에 포함됐다. 일부 간부는 야간근무 시간에 공사가 운영 중인 지하철 객실에서 쓰러져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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