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상풍력'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과 부유식 설비 제품군 등의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면서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14일 한화오션은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분야에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된 2조원 중 3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발표한 2000억원보다 1000억원이 증액된 규모다.
해상 풍력 시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시장 성장이 빠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유럽연합 주요 발전원 전망 자료에 따르면 육·해상 풍력 발전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내년에는 태양광과 원자력 발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 시장에서 2030년까지 필요한 WTIV선은 100척 이상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은 이번 투자를 토대로 해양 신재생 에너지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소·암모니아 생산 설비로 전송하고, 수소·암모니아 전용 운반선으로 육지로 운송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는 화석연료는 사용되지 않는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WTIV 4척을 수주했다. 이는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WTIV 수주 경력이다. 지난 2021년 모나코의 에네티(Eneti Inc.)와 수주 계약을 맺은 대형 WTIV 2척은 세계 최대 규모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물론 해양플랜트 설계·생산 기술과 계열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수전해, 수소저장 기술 등도 접목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중공업도 현재까지 WTIV 3척을 수주해 인도하면서 건조 기술을 축적했다. 지난 2021년에는 WTIV 독자 모델을 개발하고 업계 최초로 3대 선급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전지, ESS 기술 집약해 CO2 배출 최대 50%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해 9.5MW급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 모델도 개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WTIV 수주 실적은 없지만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힘센엔진),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선급(KR) 외 4대 국제 선급,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10MW급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현재 제주, 울산 등 국내에서 바다에 띄우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해상풍력발전 시장은 연간 18%씩 성장하고 있어 관련 분야 기술 개발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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