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유행 이후 젊은 2형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는 뒷전이다. 당뇨병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당뇨병에 걸렸다고 해서 무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본인이 당뇨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질병관리청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당뇨병 인지율은 66.6%, 치료율은 62.4% 수준이다. 즉,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을 모르고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어릴수록 더 심각하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남성의 경우 군대에 가거나 여성은 직장에 입사한 후다.
질병청에서 발표한 자료만 봐도 당뇨병 선별검사는 40세 이상 성인이거나 위험인자가 있는 20세 이상 성인은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고 일반인의 경우에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마다 1회라고 돼 있다.
20세 이전 청소년은 '당뇨병 사각지대'인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관리가 안될 가능성이 더 높다. 당뇨병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당뇨병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는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증, 만성콩팥병, 망막병증, 신경병증, 발기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문제는 발병하기 전에는 무서움을 모른다는 것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이 높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와 지어진 명칭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높은 혈당에 노출되면 그만큼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이 부족한 1형 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감염병으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비만이 함께 동반되는 2형 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살펴봐도 공복 고혈당 유병률이 2007~2009 4차에서 4.76%, 2016~2018 7차에서 11.36%로 높은 증가를 보였다. 34세 이하 청년층의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14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의료진들은 10대에서 단식 과당혈증 혈당수치가 당뇨 전단계인 100~125㎎/dL 사이인 것은 당뇨병 혈당수치인 126㎎/dL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10대 청소년은 당뇨병 전단계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공감한 국회의원들이 지난 2021년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명수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19세 미만 환자·저소득층 젊은 환자 대상 혈당관리 비용지원 근거 마련, 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권역별 지원센터 설치, 젊은 당뇨병 환자에 대한 예방관리사업 등이다. 올해 3월, 8월 두 차례 걸쳐 법안소위 상정 및 심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5월 21대 국회 임기종료와 함께 파기되는 실정이다.
진단 사각지대에 있는 젊은 층의 경우 당뇨병 전단계에서 관리하면 당뇨병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예방이 가능하다. 소외된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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