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인선 분수령 '국힘 의총'
박환희 운영위원장 부고에 기약 없이 연기
최악의 경우 '준예산 편성'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 예결위원장 인선의 분수령인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다시 한 번 미뤄지면서 서울시 예산안 처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당초 지난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민의힘 의총은 고(故)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정 연기됐다. 현재 의총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서울시 시정질문이 진행되는 16일과 17일 중 하루 시간을 내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당의 이번 의총은 2024년도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직을 차지할 정당을 가리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들이 76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박 위원장의 부고로 의총이 미뤄진 이후 추후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당초 여야는 2024년도 예결위원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서 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9월 국민의힘은 돌연 예결위원장 선임을 거부했다. 민주당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처리하는 데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 의사일정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뒀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서울지역 선거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울시 예산 결정 권한을 국민의힘이 독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11월 본회의와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두고도 파행이 이어지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일 양당 원내대표와 부의장들을 모아 △민주당 의원 예결위원장 선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처리 △국민의힘 교육위 의원 고소 취하 △권권익특위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는 이 같은 합의안에 반발했고, 반대 의견이 내부적으로 커지면서 결국 여당은 10일 의총을 통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의총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실상 예결위원장 자리를 내주지 않는 방향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추후 예결위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결위원장 인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 '준예산 편성'까지 불가피할 것"이라며 "서울시 예산안의 정상적 처리를 위해선 이달 21일까지 예결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악의 경우 준예산 편성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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