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올해 연말 특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말 특수를 대비해 임시직 고용을 대폭 늘려왔던 관련 업체들의 계절고용도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노동자 구인광고, 10년 만에 최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인력조달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 자료를 인용해 올 가을 연말 특수를 겨냥한 임시직 구인 광고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미소매점연맹(NRF)은 올해 계절 노동자 고용 규모가 잘해야 2021년 고점 당시 수준의 40%인 34만5000~44만5000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류업체들부터 소매업체들에 이르기까지 연말 특수를 대비해야 하는 관련업체들의 고용은 예년만 못하다.
해운사 XPO는 올 4·4분기 전체 인원 수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우체국서비스(USPS)는 올해에는 지난해 연말 추가 고용규모의 3분의1만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메이시는 지난해 겨울에 비해 약 3000명 적게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소매업체 타깃과 물류업체 UPS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만을 고용할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의 창고인력파견업체 이그나이트인더스트리얼프로페셔널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디바인은 "이번 연말 쇼핑 정점 시기의 고용이 예년과는 사뭇 다를 것"이라고 비관했다.
연말 특수 저조·인력 과잉
업체들이 계절노동자 고용에 신중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예년만 못한 연말 특수다.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여름 소비를 왕창 늘렸던 소비자들이 연말에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미소매연맹(NRF)은 11월 1일 시작해 12월 말 끝나는 연말 소비지출이 올해에는 3~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5.4%, 2021년 12.7% 성장에 비해 크게 낮은 성장세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그동안 고용을 대폭 늘린 터라 연말을 대비해 추가로 직원을 충원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팬데믹 기간 직원 부족으로 고생했던 소매, 물류 업체들은 그동안 대대적으로 인원을 확충한 덕에 계절 노동자 추가 고용 없이도 초과 근무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미연방보험신용연맹(NAFICU)의 커프 롱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상당수 업체들이 1년 전 계절 노동자를 대거 고용했다"면서 "이들은 이후 이들 노동자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 직원수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용한 계절노동자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인력 확충이 불필요곳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줄고 있고, 그동안 소비를 지탱했던 높은 저축도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연말 경기가 예년만 못할 것이란 우려는 팽배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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