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원세훈, 공동으로 각 500만원 지급…국가 상대 청구는 기각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이세라 부장판사·김태형·이현지 판사)는 17일 배우 문성근과 방송인 김미화 등 문화예술인 36명이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은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각 5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다만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가 소멸시효 항변을 함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했다.
앞서 문씨 등은 블랙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봤다며 지난 2017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각종 투자와 지원에서 배제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와 국정원 문건 등이 공개되면서 제기됐다. 당시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때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 방송인을 대거 퇴출했다는 내부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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