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6이닝 6피안타 3볼넷 2실점 QS
2008~9년 이후 프로 포함된 일본 상대로 첫 QS
마키 쇼고, 마나미와의 자존심 대결 백미
“재미있었다” 일본 상대로 자신감 찾은 이의리
한국의 좌청룡 우백호 이의리-문동주 찾은 것만해도 큰 수확
2008~9년 이후 프로 포함된 일본 상대로 첫 QS
마키 쇼고, 마나미와의 자존심 대결 백미
“재미있었다” 일본 상대로 자신감 찾은 이의리
한국의 좌청룡 우백호 이의리-문동주 찾은 것만해도 큰 수확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3회 무사 만루 상황. 이의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상대 타자는 이번 WBC 대표이자 NPB에서 홈런 3위 타점 1위, 최다안타 1위에 오른 리그 최고급 타자 마키 슈고(히로시마). 하지만 이의리는 주눅들지 않았다. 152km의 직구로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을 이끌어낸 이의리는 기어이 해당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내고 1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완벽하게 넘어갈뻔한 흐름이 다시 대등해지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이 APBC에서 일본에 석패했다. 한국은 11월 17일 도쿄돔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의리는 6이닝 6피안타 3실점 2볼넷을 기록했다.
최근 치러진 한일전에서 가장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받을만한 경기이기도 했다. 일본이 NPB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선수들을 동원했고, 일본의 홈이었다는 점. 그리고 한국은 LG와 kt 선수들이 모조리 빠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졌잘싸’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은 좌청룡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일본을 만나게되면 최우선으로 써야할 좌완 선발 투수를 찾아냈다. 바로 이의리다.
이의리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WBC 이후 일본 프로팀이 포함된 대표팀을 상대로 첫 QS(6이닝 3실점 이하)를 해냈다. 이의리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났다. 물론, 제구는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보다는 훨씬 나은 제구를 보였고 100구에 근접해도 152km까지 나오는 스테미너는 환상적이었다.
또한, 이의리 특유의 빠른 팔스윙과 허리 회전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임팩트는 일본 타자들에게 생소함으로 다가왔다. 이의리는 집요하게 자신의 주무기를 고집했다. 이의리는 체인지업을 던지기는 했지만, 사실상 투피치로 운용을 했다.
포심과 슬라이더다. 특히, 우타자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몸쪽 직구 승부를 고집했고,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다. 단순하지만 힘으로 강하게 일본 타자들을 상대했고, 그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6번타자 마나미에게 불의의 솔로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힘대 힘으로 붙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오늘 등장한 선수들은 결코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비록,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은 모두 빠져있지만, WBC 대표팀 제외 가장 강한 선수들이 포진했다.
1번 오카바야시는 작년 최다안타왕에 올랐던 선수다. 이날 3안타를 때려낸 2번 유격수 코조노도 일본내에서는 강한 어깨, 빠른 발, 정확한 타격으로 주목받는 내야수다. 2019년 전체 1순위에 지명된 유격수로서 강한어깨, 빠른 발 , 수비 등이 모두 좋은 소위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았다.
3번 모리시타 쇼타는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7타점을 올리며 한신이 3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보탬이 된 신인 외야수다. 어제 대만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냈다.
4번 마키 슈고는 0.293 29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일본 최고급의 강타자다. 한신의 우승을 이끈 또 하나의 주역 사토 테루아키는 올 시즌 0.263의 타율에 24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마키 슈고 못지 않은 강타자다.
이날 이의리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 츄세이(니혼햄)은 0.265에 25홈런 74타점으로 퍼시픽리그 홈런 4위에 오른 강타자다. 사카쿠라 쇼고(히로시마)도 올 시즌 무려 120경기에서 0.266에 12홈런 44타점에 건실한 수비를 자랑하는 포수다.
이런 타자들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대회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네타카 같은 좌타자들이 전통적으로 강한 일본을 상대로는 역시 좌완 투수가 효과가 좋다. 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충분히 증명이 되었고, 과거의 경기에서도 수없이 증명이 되었던 당연한 명제다.
올해 WBC에서 가장 좋은 피칭을 했던 것도 선발로 나섰던 김광현이었다. 즉, 일본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왼손투수가 있어야 하고, 현재 한국에서 100구를 넘어도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이의리 외에는 없다. 현재 스터프로 일본 타자들을 찍어누를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이의리 밖에는 없다.
이의리는 자신의 투구를 믿었다. 특히 6회 말 자신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를 상대로 오직 직구만으로 2루 땅볼을 유도해내는 모습은 이의리가 자신의 공이 일본에게 통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대목이었다.
물론, 패배는 아쉽다. 하지만 수확도 크다. 대한민국은 구대성을 앞세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땄고, 류현진, 김광현의 역투 속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9년 WBC 준우승 쾌거의 주역은 봉중근이었다. 그리고 다음 WBC & 올림픽의 주역은 이의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AG에 이어 한국 야구에 또 하나의 서광이 내비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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