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교수가 쇠 파이프로 때리고 돈 뜯어내"...40대 전공의 폭행한 교수 '발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1 14:08

수정 2023.11.21 17:43


지방의 모 사립대학교 병원 전공의 A씨가 올린 CCTV 영상. 환자들이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지도교수B씨가 A씨 뺨을 내리치는 모습. 출처=보배드림
지방의 모 사립대학교 병원 전공의 A씨가 올린 CCTV 영상. 환자들이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지도교수B씨가 A씨 뺨을 내리치는 모습. 출처=보배드림

[파이낸셜뉴스] 한 대학병원 지도교수의 상습적인 폭행을 고발하는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광주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4년 차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0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상습 폭행에 대해 도와 달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담당 지도교수에게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 왔다”며 “병원 복도나 환자 앞은 물론 따로 불려 간 자리에서 쇠파이프로 구타당하고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뺨을 맞은 적도 있다”고 적었다.

실제 A씨가 함께 올린 녹취록에선 지도교수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라고 중얼거린다. 곧이어 “아휴”라는 고성과 함께 누군가를 거칠게 때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간신히 “죄송합니다”라고 답한다.
이후에도 약 15초가량 수차례 폭행하는 듯한 소음이 이어진다.

A씨는 “주먹으로 복부를 구타당한 후 한동안 헛기침 증상이 있었을 때, 왜 자꾸 기침하는지 걱정하는 아내에게 병원 침상에 부딪혔다고 둘러대는 제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폭행뿐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했다”라며 “이런 폭행을 당하면서도 가르침을 받는 전공의라는 제 신분과 지도 교수라는 위치 차이에서 오는 두려움이 커 꾹꾹 눌러 참아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쇠파이프를 들고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두려움에 몸이 떨리고 악몽에 잠을 설친다”며 “두려움을 무릅쓰고 글을 쓰는 이유는 ‘나 하나 참고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후배 전공의 선생님들의 개선된 수련 환경을 위해 해당 교수를 해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해당병원은 해당 교수와 담당의를 분리조치 시켰다.


해당 병원 측은 21일 연합뉴스에 “당사자들을 즉시 분리 조치했고, 교육 수련위원회를 개최해 사실관계 등 관련 사안을 조사·심의할 예정”이라며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