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후 첫 국빈으로 영국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왕실은 연간 2번 정도의 국빈을 접수할 만큼 기회가 흔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찰스 국왕은 즉위 후 첫 개원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환영을 직접 언급하면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는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공식 일정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윤 대통령 내외의 숙소까지 영접하러 나온 뒤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가즈 광장까지 함께 이동하면서 시작됐다.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사이에는 환영의 의미로 예포가 41발 발사됐다. 특히 사열을 받는 윤 대통령에게 영국 의장대장은 한국어로 사열 준비 보고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윤 대통령 내외와 찰스 3세 국왕 및 왕비는 각각 마차에 탑승해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기간 통상 1번 진행되는 국빈 만찬을 사실상 2번 갖게 된다. 이날 공식 환영식 성격의 국빈 만찬과 오는 22일 런던 특별금융시장 만찬이 해당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국빈 만찬에는 180여명이 참석하고, 런던 금융특구시장 주최 만찬에는 650명 정도가 참여하니 정말 대규모 성대한 만찬이 이춰질 것"이라며 "한영 관계를 대표하는 각계 인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네트워크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이같은 극진한 환대는 현재 영국이 처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독자적으로 국제관계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영국은 글로벌 브리튼으로 불리는 새로운 대외전략을 수립하고, 지난 7월에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협상을 타결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은 이런 가운데 한국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 발전의 잠재력도 한몫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의 유럽 내 한국 교역 규모는 5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팬데믹 시기인 2020년 대비 36% 증가한 121억달러를 기록했다. 양국의 경제 규모나 산업 구조를 고려한다면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영국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며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방산, 통신, 조선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국 만큼 경쟁력을 가진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어떻게 보면 영국이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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