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서울 광진구 워커힐아파트 내 2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정비업계는 정비구역지정 단계를 밟고 있는 1단지와 통합재건축 논의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단지 주민 대다수는 통합재건축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2단지는 용도지역변경의 관문을 넘어야한다.
22일 광진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워커힐아파트 51동·52동·53동의 2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E등급으로 통과했다. 해당 아파트는 1단지 11개동 432가구, 2단지 3개동 144가구 등 총 576가구다.
1단지는 1978년, 2단지는 1980년에 각각 준공돼 필지가 나뉘었다. 다만, 관리사무소 1개소, 단지 출입과 도로 공동사용, 난방·전기·수도·기타부대시설을 공동 사용해 사실상 1개 단지다.
문제는 1·2단지의 용도지역이 다른 점이다. 1단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건폐율 60%·용적률 200%)인 반면 2단지는 자연녹지지역(건폐율 20%·용적률 100%)으로 묶여있다. 사업성이 좋지 않은 2단지는 통합재건축을 주장하는 반면 1단지는 분리재건축을 주장해 사업을 진행해 왔다.
다만, 지난달부터 광진구청은 예산 4억원을 배정해 '워커힐아파트 일대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2단지 용도지역 종상향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취지다. 구청 관계자는 "워커힐아파트 전체적으로 자연녹지를 풀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시작한 용역이다. 용역 결과는 1년 뒤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혹은 분리재건축은 주민이 결정할 사안이다. 다만, 2단지도 정비사업이 가능하게끔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1, 2단지 재건축 방향성은 광진구청 용역 종료 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1단지는 2016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후 재건축을 준비해왔다.
1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워커힐아파트1단지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추진준비위)는 정비계획을 수립해 정비구역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3월 재건축 시 총 982가구 규모 분리재건축을 골자로 한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을 서울시에 입안해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보완' 처분을 받았다. 2단지가 자연녹지지역이기 때문에 주민 동의 등이 필요해서다.
현재 1단지 추진준비위는 분리재건축을 원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2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향후 기부채납 등으로 1단지 주민들이 손해라는 인식이 짙어서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1단지와 2단지는 준공시기 및 필지가 다르다. 2단지와 통합재건축을 하려면 다시 설계 및 서울시 심의절차를 거처야 해 2, 3년이 더 소요된다"며 "재건축은 사업기간 단축이 성공의 요채다. 2단지는 징비계획도 수립되지 않아 기다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워커힐아파트는 원조 부촌으로 꼽힌다. 1979년 기준 분양가는 전용 162㎡ 4472만원으로 국내 최고가였다. 같은 해 분양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57㎡이 3996만원이었다. 최근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 지난 7월 전용 162㎡는 26억3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고, 이달에는 전용 196㎡가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인 지난해 4월 35억원에 비해 떨어진 가격이다. 워커힐리더스부동산 염수정 대표는 "과거부터 부촌인 단지라 매물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호가는 전용 162㎡ 기준 27억원 이상이다"라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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