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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 칼빈슨함 방문 "北정찰위성 정상작동 이번 주말 결론"(종합2)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00:27

수정 2023.11.23 00:27

北 "괌 미군기지 촬영" 주장에 신원식 "김정은 기쁜 나머지 '오버'"
신 국방장관 "정찰 임무 수행하려면 자세 제어 등 상당 시간 걸려"
이번 주말 동맹능력 과시 "핵 항모 칼빈슨 동원 한미 해상훈련" 예정
[파이낸셜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제1항모강습단의 칼빈슨함을 방문해 제1항모강습단장 카를로스 사르디엘로 준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제1항모강습단의 칼빈슨함을 방문해 제1항모강습단장 카를로스 사르디엘로 준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신 장관은 22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이용해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 사진를 촬영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김정은이 (위성 발사에) 기쁜 나머지 '오버'한 것 같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큰소리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관영 선전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1분쯤 '만리경-1호' 위성이 촬영한 괌 일대 사진이 수신됐고, 김정은이 이를 직접 보고받았다면서 이 위성이 "내달 1일부터 정식으로 정찰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 장관은 이 같은 북한 매체 보도에 대해 "과장된 평가"라며 "(위성이 정상궤도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자세 제어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하면서 "(사진을) 찍을 순 있으나, (현재는) 굉장히 흔들려서 정상적인 사진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장관은 북한이 이번에 쏜 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게 1차 평가 결과라며 "1~3단 분리 등 모든 게 정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단 분리나 속도·고도 등 비행 항적 정보로 볼 때 일단 궤도 진입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장관은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에 대한 '최종 평가'를 위해선 미국 측과의 정보 교환이 필요하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쯤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 장관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자광학 감시체계를 통한 위성 탐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전파수신안테나를 통한 위성 위치 추적 △미 우주사령부의 위성 정상 작동여부 평가를 바탕으로 종합 평가를 거쳐 정상 작동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신 장관은 '만리경-1호'의 이번 궤도 진입 성공을 통해 "북한이 주먹(핵)을 가진 데 이어, 눈(위성)도 가지게 됐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엔진 출력 기술 발전 △우주 정찰·감시 능력 확보 등 군사작전의 정확성·즉시성을 발전시키는 성과를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항공모함 칼빈슨함(CVN)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1일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다. 사진=해군 제공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항공모함 칼빈슨함(CVN)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1일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다. 사진=해군 제공
같은 날 신 장관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CVN-70 칼빈슨함을 방문했다.

신 장관은 '칼빈슨함'을 비롯해 우리 해군 등 전력이 참가하는 해상훈련이 이번 주말부터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우리 동맹의 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에 앞서 그 중단을 촉구해 왔던 우리 정부는 이날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 중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규정한 1조3항의 효력을 "남북 간 신뢰가 정착될 때까지"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신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정찰기들이 북상할 수 있는 소위 '비행금지선'이 북쪽으로 좀 더 올라간다"며 "우리가 후사면·북사면에 있는 북한의 주요 군사표적을 지금보다 훨씬 잘 볼 수 있게 돼 북한의 임박한 전선지역 도발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들은 그간 '9·19합의'에 따라 제약을 받던 대북 감시·감화 역량을 복원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장관은 북한이 계속 9·19합의를 어길 경우 9·19합의에 따른 MDL 기존 5㎞ 내 포병 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FTX) 조치 등의 효력도 빠른 시일 내에 정지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걸 순차적으로 (정지)할지, 일거에 (9·19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할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정찰위성 발사 시도 땐 단 분리 등의 과정에서 추진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위성체의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 신 장관은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준비과정에서 러시아 측의 지원 아래 로켓엔진 등의 문제점을 보완했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에 350㎞급 위성체를 로켓에 실었으며, 이번 위성 발사를 앞두곤 그 하중을 견디기 위한 엔진 실험에 집중해 여러 결함을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톤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톤신 캡처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착륙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 조치로 '9·19 남북 군사합의'에서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일대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감시와 정찰 활동을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착륙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 조치로 '9·19 남북 군사합의'에서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일대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감시와 정찰 활동을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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