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산망 먹통'에 질타받은 행안부…"원인 규명도, 복구 노력도 없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13:39

수정 2023.11.23 13:39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행정전산망 장애 사태와 관련해 행안부가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행정전산망 장애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3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행안부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행안부에선 해외 출장 중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대신해 고기동 차관이 자리했다.
이 장관은 영국 내각부와 디지털정부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영국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날 진행된 현안질의에서는 행안부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취지의 비판이 잇따랐다. 또한 전산망장애 사태로 발생한 국민 피해에 대해 행안부가 성싱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PKI(인증시스템)의 인증문제가 생겼고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하면서 해결겼는데 아직도 원인 규명은 안되고 있다"먀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장비 교체로 해결할 것인가. 장비만 바꾸면 끝나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를 언급하며 "민간에게는 가혹할 만큼 엄격했는데 정부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무료 서비스에 대해선 대통령이 나서 질타해 대표까지 사퇴했는데, 세금 받는 정부가 이렇게 사과가 없으면 어찌하나"라고 반문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원 서류를)수기 발급한 사례 말고 불편과 피해가 발생했을 때 창구를 열어서 복구시켜줄 노력을 했나"라며 "피해신고센터라도 만들어서 복구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일체의 노력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피해 사례를 신고 받아서 집계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계획을 수립하는게 행안부의 마땅한 수습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장관이 현안질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했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현안질의를 받지 않고 해외 출장가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이유에서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현안질의가 예정되어 있고 국민들에게 원인에 대해 보고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얘기해야 하는데 이 책임은 장관에게 있는 것 아니냐"라며 "차관이 이 자리에 나와서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정부가 이 사태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증명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영국 출장 때문에 참석 안해서 차관이 답변하는데 구체성이나 책임성있는 답변이 하나도 없다"라며 "엄청난 시스템 장애가 일어났는데 이렇게 안일하게 대응하는게 행안부냐"고 질타했다.

정부가 전산망과 관련한 업무를 모두 외주에 넘기면서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아울러 전산망 장애 관련 메뉴얼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지적됐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은 "전산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업무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전산 문제를 모두 외주 주고 있다"라며 "행안부 내에 기술자를 키우고 이를 중심으로 관리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 대응하지 않겠나. 행안부 직원들이 사기업 직원들이 점검하는 뒷모습만 바라봐서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안부는 디지털 장애에 대한 대응메뉴얼도 정식으로 없다"라며 "전산망 장애가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닌데 이를 재난으로 분류하고 매뉴얼을 수립했어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회 행안위에서 현안질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조달청의 나라장터에 오류가 생겨 1시간가량 불통되는 일이 벌어졌다. 조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9분부터 10시 20분까지 행정 전산망 불통 현상을 겪었다.

김교흥 국회 행안위 위원장(더울어민주당)은 "행안부가 대처하는데 긴장감이 떨어진게 아닌가 싶다. 오늘 복구 현황에 대해 보고도 성실하지 않다"라며 "이렇게 질의하는 시간에도 조달청에서 1시간 동안 장애가 발생하고, 어제도 다 복구됐다면서 전상망에 문제가 생겼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7일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 시스템'이 장애 문제로 사용자 접속이 막히면서 민원 현장에서는 각종 증명서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 당일 오후에는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마저 막혀 모든 민원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행안부는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복구 인력을 투입해 18일 '정부24' 서비스를 재개한 데 이어, 19일에는 새올 시스템 정상화를 발표한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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