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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發 ‘AI 반도체’ 희소식에… 삼성·SK, 4분기 흑자 기대 [K반도체 훈풍 부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07:00

수정 2023.11.23 18:07

엔비디아 3분기 매출 전년比 3배
삼성·SK, HBM3 물량 대부분 공급
"수요 증가로 흑자전환 앞당겨질 것"
中 등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도 호재
엔비디아發 ‘AI 반도체’ 희소식에… 삼성·SK, 4분기 흑자 기대 [K반도체 훈풍 부나]
경기침체 장기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시름에 잠겨 있던 SK하이닉스가 D램 호성적을 발판 삼아 오는 4·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됐던 흑자전환 시점이 1분기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3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D램 공급을 대폭 늘린 가운데 연말 성수기를 맞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D램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엔비디아發 AI 반도체 훈풍 확산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가 3·4분기(올해 8~10월) 매출 181억2000만달러(약 23조원), 주당 4.02달러의 순이익이라는 깜짝실적을 기록하며 메모리반도체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칩 수요가 반영된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279% 증가한 145억1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엔비디아는 4·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1% 급증한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GPU에 탑재되는 4세대 HBM 제품인 HBM3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GPU 5세대 제품 H200에 적용되는 HBM3E(5세대 HBM)도 납품한다.
HBM3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효과로 D램 사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3·4분기 D램 사업에서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당초 내년 1·4분기 이후로 전망했던 SK하이닉스의 턴어라운드 시기가 이르면 올해 4·4분기로 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852억원, 729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4·4분기 D램 흑자 예상

비교적 늦게 HBM3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도 4·4분기부터 D램 사업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올해 1·4분기부터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DS)부문은 이르면 내년 1·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실적 눈높이도 상향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4842억원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였던 올 상반기를 바닥으로 3·4분기 2조4000억원에 이어 빠르게 수익성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주력제품인 D램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최근 고객사에 공급하는 일부 제품에 대한 고정거래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인 'DDR4 1Gx8 2133㎒'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 평균 1.5달러로 전월보다 15.38% 상승했다.

중국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품에 탑재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10월 첫 4주간 전년동기 대비 평균 11%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 여파가 변수이지만 당분간 생성형 AI 특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능 D램 공급 확대 및 업황 회복 등에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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