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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풀렸어도… 강남권 빌라 찾는 사람 없다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18:50

수정 2023.11.23 18:50

잠실·대치 등 강남권 비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서 해제... 거주의무 풀려 갭투자 가능해져
전세사기·고금리 등 투자 매력 뚝...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관망 유지
매수 문의조차 없어 호가 못 올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의 빌라 밀집지역. 사진=최용준 기자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의 빌라 밀집지역. 사진=최용준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리고 빌라 매수문의는 하루에 한두 건 정도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희망공인중개사사무소 김동수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빌라 집주인 역시 비 아파트가 토허제에서 풀렸다고 바로 호가를 올리거나 하진 않는다. 시세 변화는 없다"며 "아파트 거래가 드물다 보니 빌라도 관망세가 짙다"라고 말했다.

현재 잠실동 빌라의 경우 전용 46㎡ 2룸은 4억원, 전용 56㎡ 3룸은 5억8000만원 수준이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6일부터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내 비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해제했다. 거주의무기간 2년이 사라져 해당 지역 빌라에 대한 갭투자가 가능해졌지만 금리가 여전히 높고 불투명한 집값 전망에 매수문의 뜸한 분위기였다.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마트 이후정 대표는 "은마아파트 등 인근 사람들 중 빌라 투자에 관심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전세사기 등으로 빌라 투자에 대한 매력 자체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청담동 J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청담에 고급 빌라로 알려진 건축물이 많지만 건축물대장상 아파트인 경우가 적지않다"며 "청담은 고가 빌라가 많아 많아 투자수요보다 실수요 비중이 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업무용 사무실 등 오피스텔에 대한 문의는 살아나는 분위기이지만, 고금리 부담 등으로 실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강남에 소형 업무용 오피스를 매물로 내놓은 한 직장인은 "그동안 거래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 사무실을 보러 오겠다는 문의가 생겼다"며 "갭투자가 가능해 진 영향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오피스텔 매수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 문의가 좀 늘었다. 며칠전에는 오피스텔 매물을 직접 보러온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지역의 부동산거래는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월 3371건에서 10월 2262건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다세대·연립도 1954건에서 1830건으로, 단독·다가구도 247건에서 182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다만, 이 기간에 서울의 토지 거래량은 462건에서 547건, 오피스텔은 657건에서 663건으로 소폭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거래구역 규제완화가 거래에 숨통을 트여주는 효과를 줄 순 있다.
하지만 고금리 등 비우호적 환경으로 매수세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거래,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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