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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몸값' HMM 누구 품에… 하림-동원 맞붙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21:21

수정 2023.11.23 21:21

본입찰 2곳 참여… LX는 불참
하림, JKL파트너스와 손잡아
동원, 인수 성공땐 종합물류 도약
HMM 실제 매각까진 난항 예고
예정가격 못미쳐 유찰 가능성도
김홍국 하림 회장. 연합뉴스
김홍국 하림 회장. 연합뉴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연합뉴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연합뉴스
세계 8위이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을 두고 하림그룹, 동원그룹이 맞붙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이 이날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하림그룹-JKL파트너스, 동원그룹이 참여했다. LX그룹은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매각대상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지분율 57.9%)다. 이날 종가는 1만6330원으로 시가총액은 11조2520억원에 이른다.

산은이 HMM의 매각가격을 최소한 지분가치 이상으로 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만큼 단순 계산으로도 6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7조~8조원을 넘볼 수 있다.

HMM 인수여력을 보면 하림그룹의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원이다.
이에 JKL파트너스는 물론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팬오션과 HMM을 묶으면 글로벌 해운사 6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림그룹에서 HMM 인수 주체로 나선 계열사 팬오션은 영구채 발행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체적으로 3조25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5년 JKL파트너스와 협업을 통해 1조80억원을 들여 팬오션 지분 58%를 인수한 바 있다.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를 인수 주체로 내세웠다. 하나은행이 파트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전방위적 협력도 예상된다. 동원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해상운송,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물류(동원로엑스)까지 모두 가능한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

동원그룹은 계열사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체 조달과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최대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자금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던 LX그룹의 LX인터내셔널은 불참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2132억원에 달한다. 인수전 중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등 사실상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온다.

HMM 인수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산은이 HMM의 배당 규모를 1년에 5000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인수금융이 2조원대로 묶여 인수 측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 HMM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11조5974억원)을 인수금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또 HMM은 매각 후 3억3400만주의 추가 상장이 예정돼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산은과 해진공은 보유 중인 영구채 1조6800억원어치를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HMM 인수 후보자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낮아지게 된다.

이에 HMM 매각 유찰론이 꾸준히 나온다.
애초 무리한 가격을 내세워 산은이 매각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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