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이고 치밀한 범행…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
[파이낸셜뉴스]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을 결심한 뒤 며칠에 걸쳐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사체 손괴 및 유기 계획까지 세웠다"며 "계획적이고 치밀한 준비에 따른 범행으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친절한 성격이었고, 이제 막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피고인과 원한을 산 적도 없는데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왜곡된 욕구 탓에 극도로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됐다"고 말했다.
정유정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성장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원망과 분노, 대학 진학 및 취업 등 계속된 실패 등에 따른 무력감과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을 내면에 쌓아왔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범행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에 많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체포된 이후 현재까지 보인 모습은 계획적이고 작위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정 측은 양극성 충동장애와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며 감형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씨 집을 찾아가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유정은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했는데, 새벽에 혼자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이동하던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최근 결심 공판에서 정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1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한 바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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