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직접 설계한 온라인 플랫폼
2030 팬덤 끌어모으면서 몸풀기
與 구원투수로 떠오른 한동훈
인요한 혁신위 차례로 언급하며 "정치적 훈련 부족" 한계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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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자들과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12월 초께 오픈할 예정이다.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이어 본격적으로 20·30세대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디지털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늦어도 내년 1월 초·중순께 '이준석 신당(가칭)'을 공식 창당할 예정이다. 다만 당명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전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조만간 열려고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회원 관리 기능과 함께 토론방과 공지 게시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전까지는 가장 간단한 형태로 구현을 해놓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 신당이 충분한 의석과 자금력을 확보한 순간부터 대대적인 리팩토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이 전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직접 설계했으며 지인인 프로그래머와 함께 구축을 마쳤다.
■"게시판 하나로 선거 치르겠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한 이 전 대표의 새로운 정치 실험이다. 이 전 대표는 "전 국민이 모여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 하나로 선거를 치러보자는 구상을 했다"며 "당을 운영하는 간접 비용, 즉 오버헤드를 5~10% 정도로 절감해 90% 이상의 당비가 당원들의 활동에 쓰일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움직임에 정치권, 특히 여권 내부에선 '비용'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회의론을 정면돌파했다. 온라인으로 뭉치는 자신의 팬덤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구글 독스로 지지자들의 연락처를 모았으며, 26일엔 또다시 대구를 찾아 이들을 직접 만났다.
온라인 기반 정당에 대한 구상은 신당 창당 결심 전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대표 시절)에서 개발을 시작했다"며 "당 대표 1년 동안은 선거를 치르고, 남은 1년은 당의 체질을 완전히 디지털화해보려고 했는데, '난장판'이 터졌다"고 했다. 당시 윤핵관을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합심해 자신을 내치면서 물거품이 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 계획을 조만간 등장할 '이준석 신당'에서 실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선거는 끝 아닌 베이스캠프"
이 전 대표는 1월 초중순께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마주했던 산보다 더 거대한 산일 것이다. 가장 어려운 걸 돌파하고 싶다"고 했다.
영남 신당 창당 구상에 대해선 "영남에 출마할 의향이 있다고 했지만 그게 꼭 영남 신당을 의미하진 않는다. 각자 목표를 나눠 개별 약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목표치는 20~25%대 당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 그는 "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결판나는 게 아니라 다음 봉우리에 가기 위한 베이스 캠프를 마련하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원내 진입 후 교섭단체 구성 등을 통해 당세를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가 꿈꾸는 신당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대놓고 치열하게 말 할 수 있는 정당이다. 이 전 대표는 "정치하면서 나는 계속 사회적 관성과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여성할당제 반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파업 비판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주장을 해왔다. 그간 여성이나 장애인이 절대적 약자여야 한다는 관성을 깨 왔듯이 신당에서도 차별금지법과 같은 기존 보수 정당이 건들지 못한 문제를 꺼내겠다는 구상이다.
여권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견제구를 날렸다.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이 소위 애국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한테 붙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여기에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면 음모론자들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언급하며 "현재 한 장관 지지율보다 2배 이상의 지지율이 나왔는데 정치적 훈련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을 지휘하는 역할(당 대표)를 하셨다가 본인도 지고, 당도 대패하고 부정선거 주장에 뛰어들어 대중적 이미지까지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최근 내홍에 휩싸인 인요한호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특히 정치권과 먼 사람들로 채워졌다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혁신위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제안에 대해 "인터넷을 보고 정치를 배운 관점"이라며 "정당의 미묘한 권력 구조를 해체하는 건 기술적으로 능숙한 이들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띠운 "'제발 물러나주실래요?'라는 식의 권유는 정치를 굉장히 우습게 보는 행태"라며 "김영삼 대통령은 한 방에 하나회를 처벌했다. 수준급의 정치인이 봤을 때는 그게 적절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 '팬덤 정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들은 팬덤을 이용해 나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칠 때도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팬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오히려 '긴축 재정을 하는 데 있어 대통령과 협조할 건 협조하겠다'고 하면 이재명 팬덤도 '한번 믿어보자'고 할 것"이라고 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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