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비만쥐의 뇌 기능 조절해 살뺐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7 12:00

수정 2023.11.27 12:00

DGIST, HMBA의 신경전달 물질 조절 확인
식욕억제하고 체내 지방량 줄어 체중감소
비만. 게티이미지 제공
비만.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은경 교수팀이 위리 뇌의 중앙부분에 있는 시상하부의 기능을 조절해 살을 빼는 새로운 비만치료 물질을 발견했다. 비정상 세포를 정상 세포로 바뀌게 하는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HMBA)'가 시상하부의 신경전달 분비물을 조절해 식욕을 억제하는 등의 효과를 보였다.

특히 고지방 음식을 먹여 비만으로 만든 실험쥐에 이 물질을 투여한 결과, 식욕억제, 체내 지방량 감소, 갈색지방의 열 생산 증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한 체중감소 등이 나타났다.

김은경 교수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HMBA의 효능과 신경세포 내에서의 조절 현상을 밝혀내 비만과 당뇨 등의 치료 전략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세계 제약 산업에서 비만 치료제는 식욕 억제제 기반 치료제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존 약물은 불안, 구토 등과 함께 중추신경계 교란 등 부작용으로 퇴출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를 기반으로 혈당을 낮추면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주사제라는 특성과 높은 가격 등으로 이를 치료받는 환자가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식욕 조절과 에너지 소비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시상하부 내 궁상핵의 기능에 주목했다.
이 부위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와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드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을 비만 치료제 개발의 전략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약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우리몸 속 소장에서 만들어지는 올레산의 천연 대사산물로 식욕, 체중 및 콜레스테롤의 자연 조절제인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와 유사한 약 2500개 저분자화합물을 분석했다. 그중 항비만 효과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HMBA를 후보 물질로 선별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비만 실험쥐의 정맥이나 복강 또는 뇌 내실에 투여한 뒤 상태를 지켜봤다.
그결과,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가 감소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비만이 호전됐을 뿐만아니라 당 대사와 인슐린 민감성 개선 효과까지 나타났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새로운 비만 억제 물질을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EMBO 분자의학(Molecular Medicin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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