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은 '바이낸스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이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로 출렁한 코인시장
2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원화마켓에 상장된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산출한 업비트마켓인덱스(UBMI)는 지난주(11월20일~11월26일) 8106.59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1.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22% 상승하고, 나스닥은 0.24% 하락했다. 두나무 데이터밸류팀은 "가상자산 시장과 코스피·나스닥시장 모두 횡보했다"라고 평가했다.
쟁글은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규제 당국과 합의에 이르며 약세를 보였으나, 오히려 업계의 사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낙관론이 부상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라고 전했다.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이낸스의 미국 철수'였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규제 당국과 합의했다. 바이낸스는 43억달러(약 5조 5500억 원) 규모의 벌금을 지불하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CZ)도 물러났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3만60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고, 바이낸스코인(BNB)은 11.3% 급락하기도 했다.
쟁글 리서치팀은 "지난해 파산한 FTX에 이어 가상자산 업계 대표 주자들이 연이어 문제를 겪으면서 시장 전반의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동안 가격 상승을 보인 시장에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한 탓도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리스크 해소?..."위험 남아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낸스 사태를 FTX와 비교하며 '바이낸스의 파산'을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TX 소송과 바이낸스 소송은 매우 다르다"라고 선을 긋는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주로 ‘사기' 혐의로 고소됐고, 고객 자금을 무단 사용하는 ‘횡령’이 FTX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라며 "반면 바이낸스는 대규모 고객자금 횡령, 이를 남용한 레버리지 트레이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FTX 파산 이후 바이낸스는 고객 잔고를 공개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쟁글은 "지금까지 시장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라며 "시장은 최악의 경우 바이낸스 붕괴 가능성까지 고려했지만, 벌금과 CEO 사임 수준에서 사태가 마무리됐고 이번 합의로 바이낸스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향후 바이낸스의 가장 큰 난관은 시장 점유율 회복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까지 60%에 달했던 바이낸스의 현물 시장 점유율은 기소된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 37% 수준이 됐다. 정석문 센터장은 "불법 자금 운영자들이 바이낸스를 떠나면서 점유율 회복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이전과 같이 공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다. 바이낸스와 미국 규제당국과의 합의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시세 조작 혐의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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