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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디지털경제·청정에너지 전환, APEC 정상들 큰 관심" [尹 순방 성과 알리기 나선 정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7 18:35

수정 2023.11.27 18:35

英 찰스 3세 즉위 후 첫 국빈
한국 정상 최초 의회연설 등
박진 외교장관, 상징성 강조
기대감 꺾인 한일중 정상회의
"3국 우호적 분위기" 우려 일축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금융특구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시장 주최 만찬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금융특구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시장 주최 만찬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2주간 숨 가빴던 순방 성과들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한중 관계개선 속도가 다소 더딘 것에 이목이 집중되자 성과를 부각시키고 나선 것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되고, 한일중 정상회의 연내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때문에 여러 성과들이 가려지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다.

■APEC 주최 준비, 한영 관계 격상, 부산엑스포 막판교섭 등 굵직한 성과

윤 대통령은 지난 15~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 이후 20~26일 영국을 국빈방문하고 프랑스 파리를 순방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을 벌이고 돌아왔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일정 하나하나가 큰 상징성을 지닐 만큼 굵직했다.
APEC 정상회의는 내년과 내후년 우리나라가 주최국을 맡기 직전 주도적으로 공급망 협력 강화와 무역 활성화 메시지를 냈다는 점에서, 영국 찰스 3세 국왕 즉위 후 첫 국빈이자 한국 정상 최초로 의회연설을 했다는 대목에서,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나흘 전 정상이 직접 재차 유치교섭에 나섰다는 의미에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먼저 APEC에 대해 "중요한 주제는 디지털경제, 공급망 회복, 청정에너지 전환 등이었는데 우리나라가 (원전 등) 청정에너지 기술이 많고 디지털 규범·거버넌스 등 정책이 있어 많은 국가 정상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윤 대통령이 APEC 창설국이자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아태지역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겠다고 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APEC 정상회의를 우리가 내년과 내후년에 주최하는 입장에서 큰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국빈방문에 대해선 "영국 국빈방문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데다 찰스 3세 즉위 후 첫 국빈이라는 케이스가 돼 아주 중요했다"며 "한영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한 것, 리시 수낵 총리와의 다우닝가 합의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포함해 일본과 같은 수준의 관계를 새로 만드는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파리 순방에 관해선 "윤 대통령이 28일 세계박람회 개최지 최종투표를 앞두고 실제 투표를 할 BIE(국제박람회기구)의 (각 회원국) 대표들을 만나 막판 유치전을 한 것"이라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많은 국가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北위성에 더 필요해진 중국에 더 주목…"한중 간 불충분한 부분 전혀 없다"

하지만 앞서 APEC 계기로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지라 정상회담 불발이 더욱 이목을 끌었다. 영국·프랑스 순방 중에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한 데 관심이 쏠렸고, 이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에 중국의 역할이 주목받게 됐다.

거기다 26일 한일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지만 한중 관계개선을 보여주기보다는, 예정된 성과로 여겨왔던 4년 만의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에 변수가 상존한다는 것을 드러낸 모양새가 됐다. 정상회의 직전 단계인 외교장관 회담임에도 3국 정상회의 일자를 결국 확정하지 못해 사실상 연내 개최는 불발됐다는 점에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예정했던 공동기자회견과 만찬을 취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국제관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3국 협력을 위해선 "한국·일본이 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북한 위성발사에 대해선 한미일 공동대응이 적절했다는 평가를, 한중 관계 우려는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박 장관은 "북한 위성발사에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물론 외무장관 긴급전화통화 등을 통해 규탄하고 국제사회가 단합되고 확고한 대응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한미일이 캠프데이비드 합의대로 북한 도발에 공동으로 강력 대응한다는 걸 실제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일중 정상회의 일자 미정과 중국의 소극적 태도에 대해선 "3국 외교장관 회담이 4년3개월 만에 처음 열려 아침 9시부터 양자와 3자 회의를 마라톤으로 8시간 동안 진행했다"며 "한중과 3국 간의 현안들을 다 짚어 할 이야기를 다 했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던 터라 불충분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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