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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따라 예후 달라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8 10:43

수정 2023.11.28 10:43

서울성모병원, AI 맞춤치료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생존률 높여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출처=연합뉴스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인구의 고령화로 늘고 있는 혈액암이다.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로 고강도 항암치료가 부적합한 경우도 많다. 획일화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어 치료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박실비아,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팀은 신체능력 저하로 항암 치료제 선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노인성 급성백혈병 환자를 인공지능(AI) 학습 모델에 근간해 유전학적으로 분류한 결과,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고 28일 전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강도 항암 △메틸화 억제제 단독 저강도 항암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 병합 저강도 항암 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0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279명을 대상으로 유전학적 특성별 치료 효과를 생존율 관점에서 비교 분석했다.

먼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럽 백혈병 연구 그룹의 분자유전학적 위험도 분류를 참고치로 사용해 치료군별 예후 예측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고강도 항암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주된 치료로 하는 젊은 환자군은 위험분류 (저위험, 중간 위험, 고위험)의 예측도와 일치하는 반면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군은 생존 예측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이를 치료 선택에 활용하기에 어려움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은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해 환자별 복잡·다양한 백혈병 세포의 세포 유전학적 특성을 패턴화하고 이를 비슷한 유형끼리 묶어 총 9개의 유전체 집단으로 구분했다.
이들 9개 유전체 집단에서 각 치료군 별 생존 예후를 독립적으로 살펴봤을 때, 집단별 유전체의 특성에 따라 고강도 항암 요법이 저강도 항암 치료에 비해 항상 우월하지는 않았다. 또한, 저강도 치료 중에서도 최근 뛰어난 효과가 입증된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이 메틸화 억제제 단독 요법에 비해 항상 우월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고강도 항암 치료제에 효과가 좋은 환자들의 유전체 패턴이 저강도 항암 치료제에 대한 좋은 효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임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치료 강도의 선택 및 단독 혹은 병합 요법 등의 치료제 선택 등에 있어서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이 궁극적으로 필요하고, 인공 지능 모델을 활용해 맞춤 치료 전략을 현실화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박 교수는 “본 연구는 점점 다양해지는 백혈병 치료제와 하루가 머다하고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백혈병의 분자·유전학적 정보를 연계해 실질적 환자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연구"라며 "개별 환자에서 나타나는 세포학적 유전학적 변이가 너무 다양하고 동시 다발적인 변이가 흔하기 때문에 기존의 통계 처리 방식으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었고 기계 학습 모델의 활용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구현하기 위해 혈액질환과 의학연구 통계 전문가인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가 혈액암 환자의 유전자 통계를 구축했고, 항암제 예후예측 모델 개발 기업이자 서울성모병원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임프리메드코리아가 분석 기법의 장·단점을 보완했다.


교신저자인 조 교수는 "연구의 또다른 중요한 점은 세포·유전학적 특성별로 환자별 맞춤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준 다는 것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라며 "아직 첫걸음이기는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를 활용해 천편일률적 치료가 아닌 개인별 질병 특성을 고려한 최적 치료를 진료현장에서 적용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고령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박실비아,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박실비아,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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