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묻지마' 범죄, 마약 범죄 급증에 대응키 위해 경찰이 교육 훈련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경찰은 신임 경찰 대상 교육과정에 실종 수사와 마약 범죄 수사 교육 과정을 넣고, 112 상황 대응을 위한 교육체계는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개선했다. 과학수사 부문에는 DNA와 족윤적 감식 분야 교육도 강화해 미제사건 발생을 최소화키로 했다. 경찰은 교육 과정 별 내용과 운영 방법 등을 준비해 내년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약·실종수사 교육 추가, 112 교육도 개편
28일 경찰청의 '역량기반 교육훈련 체계 구축 추진결과 보고'에 따르면 경찰청은 기존에 체계가 불명확한 직무전문화 교육을 역량기반 교육체계로 개편한다. 경찰은 직무 수준에 따라 교육 훈련 체계를 기초·심화·전문 등 3단계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교육기관 등 입교가 어려운 상황에선 '자기주도학습' 과정을 통해 직무를 향상하고, 기초 교육은 '시도청 교육센터'에서, 심화 및 전문 과정은 '교육기관'에서 수행토록 특화시켰다.
교육훈련 개편 세부 내역에 따르면 기존 사이버 학습 등으로 이루어진 자기주도학습은 309개에서 351개로, 신규전입자 적응과정과 직무기초과정을 다룬 시·도청교육센터는 55개에서 76개, 심화·전문 과정을 맡는 교육기관은 250개에서 280개로 확대된다.
교육과정이 가장 많은 형사국의 경우 신임 대상 교육과정에서 실종수사와 마약범죄수사 기초과정을 추가 신설한다. 과학수사 분야에서는 뇌파 감정 수사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미제사건 증가를 막기 위해 DNA 감식, 족윤적 감식 등에 대한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범죄예방대응국의 경우 6개의 상시교육 훈련을 신설했다. 특히 112 상황실 관리자를 위한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112상황실장과 팀장의 경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야외기동훈련(FTX)을 가동한다. 112신고 접수반의 경우 현장교육(OJT)을 통한 상시 훈련 과정이 만들어졌다. 112 관리팀의 경우에도 신고관리요원들을 대상으로 한 OJT를 상시교육키로 했다. 생활안전교통국은 전담경찰관이 없는 성폭력 분야의 체계적 교육을 위해 자기주도학습과 심화 전문교육 과정까지 신설했다.
경찰은 오는 12월 중 경찰 교육훈련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해당 내용의 교육 계획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경찰공무원 교육훈련규정' 개정을 추진해 2024년 1월 경찰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부터 교육자료와 교안 등을 작성하고 관련 성과지표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윤희근 "치안 역량 강화하겠다"
이번 경찰의 교육훈련 개편은 최근 이상동기범죄(묻지마 범죄)나 우발적 대형사고, 마약사범 등이 급증하면서 치안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부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재 직무 교육과정이 교육대상과 내용에 대한 고려 없이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이 섞이거나 중복됐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0월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선 현장의 치안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찰 조직을 재편하고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구성원들이 탄탄한 실력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경찰 교육훈련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이상동기·흉악범죄 급증 등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적극적인 법집행을 위해 조직 전체 차원의 대응력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안정적인 현장 치안력을 상시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을 통한 역량 향상이 필요한데, 현재의 직무전문화 교육은 체계적이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교육과정은 연계되지 않고 유사 교육과정이 중복됐으며 일부 기능은 교육 자체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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