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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감독 "승부처는 포로 이야기…역사 아픔 표현 고민" [N인터뷰]①

뉴스1

입력 2023.11.29 06:02

수정 2023.11.29 06:02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김성용 감독 / MBC 제공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연인 스틸 / MBC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3년 MBC 화제작은 단연 지난 18일 21부작으로 종영한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로, 1회가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회가 12.9%의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 있다"던 주연배우 남궁민의 작품 선구안이 또 한 번 더 돋보인 결과였다.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은 지난 28일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마친 소감에 대해 밝혔다. 그는 종영 직전까지 연장을 논의하고 촬영을 진행하는 등 힘들었던 여정에도 "힘든 건 온데간데없고 마법처럼 추억이 되고 영광스러웠던 시간이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작 '검은 태양' 이후 또 한 번 더 '연인'으로 재회한 남궁민에 대해서는 "감독 입장에서 재발견이라 한다면 '멜로 눈깔'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성용 감독은 시청자들의 반응도 찾아봤다고 했다. 그는 "뜨거운 반응이 장현(남궁민 분)과 길채(안은진 분)한테도 있었지만 피난민들, 포로들, 인조 이야기 등 다양하게 반응이 뜨겁더라"며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더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의 승부처라고 해야 할까, 작가님도 그렇고 저 역시도 전에 없던 '연인'만의 내용은 포로의 이야기겠다 싶었다"며 "한때는 이야기의 곁가지가 많은 게 아닌가 우려도 있었지만 작가님과 저 역시도 '연인'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고 봤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도 고백했다.

김성용 감독은 '까레 감독'이라는 애칭으로도 통한다. '연인' 촬영장이 공개됐던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놀면 뭐하니?' 등에서 만족스러운 장면에서 '까레'를 외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것. 이에 대해 그는 "가족, 친척, 지인들 연락이 많이 왔고 너무 좋아해 줘서 더 크게 '까레'를 외친다"며 "특히 딸들이 너무 좋아해 줘서 저로서는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추후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는 "연출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기에 결이 맞는 작품을 제안 준다면 할 것"이라며 남궁민과의 재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훌륭한 배우를 만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는 말로 내심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성용 감독과 만나 '연인'의 1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1년 가까이 이어온 촬영이 끝났다. '연인'을 마무리한 소감은.

▶끝나기 한두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너무 힘드니까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는데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해서 만전을 기했다. 막상 끝나고 났더니 힘든 건 온데간데 없고 마법처럼 추억이 되고 영광스러웠던 시간이었고 행복했었구나 했다. (드라마가 잘 돼서)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기쁘다.

-'전지적 참견 시점'과 '놀면 뭐하니?' 등에서 '까레 감독'이라는 애칭이 붙어 화제였다.

▶일단 가족과 친척 지인들이 연락이 많이 왔고, 너무 좋아해줘서 스스로 더 크게 '까레'를 외친다.(웃음) 저로서는 너무 영광이다. 특히 딸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기쁘다.

-대본을 보고 연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연인'은 대본을 안 보고 연출을 맡기로 결정했다. 이전부터 황진영 작가님을 좋아했고 한번쯤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데다 사극도 해보고 싶었었는데 마침 '연인'이라는 사극이 있는데 연출해 보겠냐는 제안왔을 때 '하겠다'고 했다. '검은 태양'이 끝나고 휴가를 다녀와서 대본을 받았는데, 처음 읽었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대서사시더라. 시대가 잘 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현실감 있게 와닿으려면 시대가 주는 무거움, 시대의 결핍이나 이런 게 얼마나 컸는지 그려야 시청자들에게도 와닿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MBC에서 가장 잘 된 작품이다. MBC 내부에서는 어떤 평가와 피드백이 있었나.

▶회사는 평소 감독을 불러다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까 믿고 맡겨주는 편이었다. 중간중간 피드백은 많지 않았지만 제작사 대표님 등이 힘든 건 없는지 물어봐주시고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 정도만 해주셨다. 긴밀하게 소통한 건 홍성우 EP다. 제가 힘들 때 지탱해주고 뒷받침도 해주고 때로는 끌고가준 분이 홍성우 EP이다. EP님께서 "잘하고 있고 너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로 저를 잘 독려해줬다. 그런 게 큰 위로가 됐고, 책임감도 더 크게 느꼈다.

-시청자들 사이 반응이 좋았다.

▶시청자 반응은 매일 찾아봤다. 댓글도 많이 찾아보고 커뮤니티 카페도 많이 봤다. 무엇보다 뜨거운 건 로맨스에 대한 반응이었다. 시청자 분들 반응 중에 도움이 되는 건 취하고자 했다.

-그 중에서 반영한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사실 어떻게 보면 장현과 길채의 이야기가 중심이었고 이 멜로가 워낙 중요하고 뜨거웠다. 장현 길채 멜로가 중요하다 보니 두 사람 중심으로 많이 생각했는데 뜨거운 반응이 둘한테도 있었지만 피난민들, 조정 대신들, 포로들, 인조 이야기 등 다양하게 반응이 뜨겁더라.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더라. 한때는 이야기가 처지는 게 아닌가, 곁가지가 많은 게 아닌가 우려도 있었다. 그때마다 이야기를 더 압축해야 하나 했다가 N차 시청을 해주시는 시청자들 반응을 보니 그 이야기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해주시더라. 작가님께서도 이 이야기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시고, 저 역시도 '연인'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고 봤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였다.

-포로들의 서사도 중점적으로 다룬 것이 시청자들에게 더욱 호평을 끌어낸 것 같다.

▶병자호란은 사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접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화, 드라마만큼 부족함 없이 최대한 만들어보자 했었다. 승부처라고 해야 할까, 작가님도 그렇고 저 역시도 전에 없던 '연인'만의 내용은 포로의 이야기겠다 싶었다. 포로로 끌려간 후 심양에서의 삶은 어땠는지, 포로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얼마나 힘들었을지 등 이런 이야기를 야심차게 하고 싶어하셨다. 저 역시도 지금까지 봤던 콘텐츠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없으니까 잘 만들면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자칫 밀도가 떨어지면 내용이 재미를 잃을 수 있겠구나 햇다. 하지만 작가님은 확신을 가지셨더라. 그래서 저도 연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현실감에 방점을 찍었고 포로시장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미술 준비를 해서 주어진 조건에서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 했다. 자료를 보니 실제로는 더 많은 인원이 잔혹하게 핍박과 고초를 당했다더라. 잔인하다고 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역사의 아픔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했고, 물론 직접적 표현은 삼가려고 했고 최대한 표현하려 했다. 너무 불편하고 잔인하다 해서 수위를 조절한 것도 있었지만 가급적이면 표현하고자 했다.

-고증적인 부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인연'은 고증만큼은 진짜 신경을 많이 썼고, 현실감을 반영하려고 했다. 판타지 사극에서 볼 수 있는 미술로는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없겠다 싶어서 자료를 조사하는 관계자들에게 고증이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주어를 쓰게 됐고, 또 의상 감독부터 미술 감독까지 스태프들이 신경을 많이 써줬다. 화면으로 봤을 때는 흘러가는 그림이고 이미지적인 부분이 크지만 디테일하게 여러 차례 준비했다. 전문가 의견을 보다 보면 이런 부분은 아쉽다, 실수했구나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신경 썼다.

-소현세자 캐릭터는 어떻게 보여주려 했나.

▶준비하면서 안타깝더라. '연인'에서 소현세자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점점 성장했던 캐릭터다. 온실의 화초 같았던 소현세자가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남한산성에 갇히고, 심양에 넘어가서 농사를 짓고 포로들을 아울렀던 이야기, 조선에 돌아와서 성장한 이야기 등은 전에 못 봤던 이야기 중 하나였다. 그래서 '연인'의 차별점이라면 소현세자의 성장을 같이 보여주지 않았나 한다.
작가님께서는 더 표현하고 싶었는데 '연인'이 지금은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심양 이야기가 늘 걱정이었다. 장현과 길채의 이야기가 중심이 아니다 보니까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닌 주변 이야기에 재미를 느껴줄까 걱정이 많았는데 작가님을 믿고 간 게 큰 도움이 됐다.
이야기의 힘을 믿은 덕분이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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