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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엑스포 무산됐지만 지원에 열정 쏟은 재계에 박수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9 18:36

수정 2023.11.29 21:13

SK 최 회장 등 혼신의 힘 기울여
포기 말고 2035 대회에 재도전을
29일 새벽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 모인 시민들이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하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9일 새벽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 모인 시민들이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하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 개최가 무산됐다. 먼저 유치에 뛰어든 사우디아라비아에 따라붙었다고 봤지만,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큰 표 차여서 국민들의 충격은 크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휘봉을 잡고도 실패한 우리의 외교력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민관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했다는 점만큼은 높이 사야 한다.

실패의 원인을 우리 자신의 잘못으로 탓하기보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위력 때문이었다고 위안을 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재계, 국민이 원팀이 돼 총력을 기울였기에 후회할 것도 없다. 또 도전하면 된다.

특히 엑스포 유치를 위해 온몸을 던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재계에 박수를 보낸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충대충 안이하게 유치활동에 임했다면 반성도 해야 하고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를 위해 550일 동안 재계와 그룹 총수들이 보여준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경제계가 중심이 되어 출범시킨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에서 SK 최태원 회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으로 회장을 맡아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발로 뛰어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 등 다른 대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SK 최 회장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다리를 다치고서도 목발을 짚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홍보 활동을 벌였다. 총 비행거리만 2만2000㎞에 이르는 강행군을 하며 국가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이런 열의가 바로 기업가 정신의 본질이라고 본다.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성장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고 지금도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애국 애족을 기업 정신의 근본정신으로 삼아 경영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믿는다.

비록 유치에 실패했더라도 그런 정열적 헌신은 국가 홍보와 기업 비즈니스에 분명히 유형의 효과로 보답할 것이다. 엑스포를 유치했더라면 더욱더 큰 경제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사력을 다한 유치활동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무의미한 헛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기회가 더 없는 것도 아니다. 더 완벽한 준비를 통해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이번 유치활동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면밀히 따지는 것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재도전의 기회는 앞으로 5년 후가 되면 또 찾아온다. 이번 실패에 좌절하고 실망할 일은 결코 아니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세번 만에 유치에 성공했다.
부산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국제도시다. 가덕도 공항 등 인프라를 더 갖추면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다.
정부도 재도전을 포기하지 말고 부산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며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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